태산목
큰키나무가 큰 꽃을 피웠다. 간혹 보이는 나무이긴 하나 별로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날은 순천만 습지를 돌아보고 나오는 마침 꽃이 피어서 눈맞춤 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목련속 식물 가운데 유일하게 상록성이다. 남부수종으로 큰키 덕분에 정원수 보다는 주로 공원에 심어져 있다. 목련에 비하여 꽃이나 잎이 크기 때문에 태산목이라고 한다.

흰색으로 피는 큰 꽃에 향기까지 강하게 전하니 제법 매력적이다. 목련이 지고도 한참이나 지나 볕이 따가워지는 때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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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그토록 붉은 이유는 바다가 쌓아온 꿈을 품었기 때문이리라. 바다를 떠난 그 꿈은 뭍에 닿아서도 떠나온 바다가 그리워 바닷바람 부는 곳을 향하여 붉은 꽃잎을 떨군다.


어느해 이른 봄 백수해안도로를 걷다가 때 아닌 때에 핀 해당화와 물끄러미 눈맞춤하고난 후 이제 더이상 바다를 떠올리지 않아도 해당화는 가슴에서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라고 시작하는 이미자의 노래에 담긴 넘치는 애잔함보다는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유독 해당화를 사랑했던 한용운이 자신의 시 '해당화'에 옮겨놓은 아득함이 더 깊이 다가온다. 또한, 고전소설 '장끼전'에도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한탄 마라. 너야 내년 봄이면 다시 피려니와 우리 님 이번 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는 내용이 담겨 있을 정도로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식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화는 해변의 모래밭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며, 5∼7월에 홍자색으로 꽃이 피며 드물게 하얀색의 꽃도 핀다. 꽃잎에는 방향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향수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꽃과 향기가 좋아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마음과 "척박한 모래땅에 뿌리를 박고 멀리 바다를 향해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에서 비롯되었는지 '온화'와 '원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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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
먼 길을 나서서 만나는 꽃들은 늘 반갑다. 그것이 야생의 꽃이든 누군가 심어 가꾼 꽃이든 구분하지 않게 된다. 비슷한 시기 몇 번의 방문으로 눈에 익은 모습이라면 더 반갑다.

꽃이 특이하면서도 참 아름답다. 꽃색과 모양이 다양하며 최근에는 원예종도 나와 있어 친숙한 꽃이다. 세계적으로 약 70여 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도 매발톱꽃, 꽃색이 하늘색인 하늘매발톱꽃, 노란색인 노랑매발톱꽃(백두산 자생) 등 몇 가지가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 특이한 이름은 매의 발톱을 닮아서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색깔에 따른 다양한 꽃말도 재미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람난 애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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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완두
짠물의 영향을 많이 받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식물들이 외외로 많다. 섬이나 바닷가에서 사는 식물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짠물과 식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나보다.

갯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니 갯자가 붙은 식물들의 서식지가 바닷가나 물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접두사다. 갯장구채, 갯메꽃, 갯금불초, 갯방풍, 갯기름나물, 갯버들..등이 그것이다.

갯완두 역시 해안가 모래땅에 산다. 붉은 자주색의 꽃과 꼬투리를 포함한 열매의 모양이 완두를 닮았다.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꽃무리가 주는 아름다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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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메꽃
어린시절 바닷가에서의 기억이 어슴프레 남아있다. 국민학교 고학년 점심 때면 인근 바닷가 뻘밭으로 달려가 짧은 짬을 즐기곤 했다. 그때 이꽃을 봤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밭둑에 흔하던 메꽃은 봤다.

나팔꽃을 닮았다고 한다. 나팔꽃이 귀화식물이라면 메꽃은 토종이다. 메꽃과 비슷한 갯메꽃 역시 토종이며 메꽃과 다른 점은 잎에 윤기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바닷가 볕이 잘드는 모래톱에서 자란다.

갯가는 바닷가를 말하니 갯이 붙은 식물의 근거지는 바닷가라는 의미를 익숙하다. 몇해전 서해 바닷가에서 보고 올해는 울진의 바닷가에서 만났다. 먼길을 달려서 기억속 바다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바다는 이렇게 꽃과의 인연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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