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말발도리
식물들의 사는 환경은 제 각각이다. 기름지고 볕 좋은 곳에 터전을 잡고 사는 식물이 있는 반면 옹삭하기 그지없는 바위틈이나 돌 위에서 사는 종류도 있다. 어쩌다 운이 나빠 그런 곳에 자리잡은 것이 아니다. 척박한 곳을 근거지로 삼아 살아가는 종이 따로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 사는 다양한 모습을 떠올려 본다.

물길을 따라 사람의 길이 나고 꽃 아니면 가지 않았을 첩첩산중 길에 발걸음을 했다. 옛기억을 떠올리며 여기 어디쯤 있었는데 하면서 만났다. 그자리 그대로여서 더 반가운 꽃이다.

매화말발도리다. 숲이 봄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때에 생강나무, 히어리 등과 비슷한 시기에 핀다. 바위틈에 자리잡고 작은 종모양의 하얀 꽃은 아래로 향한다. 여린 가지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말발도리 종류의 꽃은 꽃이 진뒤 달리는 열매가 말발굽에 끼는 편자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매화말발도리는 다른 말발도리에 비해 일찍피며 꽃이 흰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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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복초
가까이 있다고는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된다. 보고 싶어도 기회를 놓치거나 기호에도 호불호가 있기 때문이다. 꽃 보자고 먼 길 나선 길이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던 이 꽃을 만났다.

작은 개체가 초록의 잎에 초록의 꽃을 피우니 눈에 보이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꽃은 눈에 잘 띄게 마련이다. 벌 나비가 찾아와 수정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꽃은 그것과는 상관없다는 것처럼 주변과 구별이 안될 정도로 숨은듯 피었다.

황록색으로 핀 꽃을 들여다보면 놀랍다. 줄기 끝에 3~5개 정도가 뭉쳐서 피는 꽃이 마치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기도 하지만 오밀조밀한 생김새도 볼만하다.

연복초, 특이한 이름이다. 복수초를 찾다가 함께 발견되어, 복수초가 피고 진 후에 연이어서 꽃이 핀다고 해서 연복초라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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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족도리풀
비오고 안개 낀 궂은 날씨에 볼 것이 있을까 하는 염려에도 굴하지 않고 나선 길이다. 오랜만에 온 길인데 꽃은 못보더라도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여 길을 나섰다.

족도리풀은 꽃이 옛날 여자들이 결혼할 때 머리에 쓰던 쓰개인 족두리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자주족도리풀은 그 꽃이 자주색이라는 의미다.

족도리풀에도 제법 많은 종류가 있다. 다들 비슷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 자주족도리풀은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한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 죽령 옛길을 내려오며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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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바람꽃
한해를 기다려야 볼 수 있다. 그것도 멀리 있기에 본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해는 겨우 꽃봉우리 하나 보는 것으로 첫대면운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핀 꽃에 무리까지 볼 수 있어 행운이다.

바람꽃 종류인데 꽃대가 하나라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했단다. 홀애비바람꽃, 호래비바람꽃, 좀바람꽃, 홀바람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조선은련화라는 근사한 이름도 있다.

남쪽에 피는 남바람꽃과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꽃잎 뒤에 붉은색이 없어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다. 죽령 옛길을 걸으며 눈맞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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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괭이눈
큰키나무가 잎을 내기 전, 땅에 풀들이 올라오기 전 볕을 받기에 좋은 맨땅에 꿈틀대는 생명의 순간들을 만나는 것이 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옴싹옴싹 모여 핀 모습이 금방 눈에 띈다. 연한 녹색과 노랑색의 어우러짐이 순하여 자꾸만 돌아보게 만든다. 제법 넓은 잎이 든든하게 받쳐주니 꽃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도 가졌다.

옆으로 뻗는 줄기는 뿌리를 내린 다음 곧게 서서 자란다. 줄기어 털이 없고 잎에 자잘한 결각이 다른 괭이눈과의 구별 포인트다.

씨앗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괭이눈이라 불리는 종류 중 하나다. 애기괭이눈에서 부터 시작된 괭이눈의 눈맞춤이 흰털괭이눈과 선괭이눈 까지 왔다. 조만간 금괭이눈을 만나면 내가 움직이는 범위에서 본 종류들이다.

먼 길을 나서는 걸음에 주저함이 없다. 이번 나들이에서 만난 귀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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