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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귀개'
숲길을 걷다가 만나는 환경을 유심히 살핀다. 그늘진 곳, 마른 땅, 계곡, 물가, 습지 등 펼쳐진 환경에 따라 사는 식물도 다르기에 유심히 살피게 된다. 그 중에서도 유독 주의 깊게 살피는 곳은 숲에서 만나는 습지다.


이 즈음에 피는 잠자리난초, 숫잔대, 땅귀개 등과 더불어 이 식물도 습지에서 자란다. 한 곳에 관찰 포인트를 정해두고 때에 맞춰 살피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다행이도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이 있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입술 모양의 자주색 꽃을 드문드문 피웠다. 집중하여 보아도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확대하여 보면 특이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줄기 끝에 꽃이 핀 모습이 귀이개를 닮아 이삭귀개라고 한다. 같은 습지에서 사는 비슷한 모양이지만 노랑색으로 피는 땅귀개가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식물들이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이라는 것이다. '파리의 눈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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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꽃'
가뭄에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여름날 남덕유산에 올랐다. 푸석거리는 산길을 따라 걷는 이의 지친 몸을 기대어 쉬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핀 꽃이 반긴다. 높은 산에 오른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가면 기다리기라도 하듯 제 때에 핀 꽃을 보고자 한다.


제 철에 피는 꽃을 보고자 하는 마음과는 달리 발걸음은 언제나 늦거나 혹은 빠르거나다. 산을 찾은 시간이 예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늦었다. 주 목적이었던 솔나리는 흔적만 겨우 확인했을 뿐이지만 이내 다른 꽃들 속에 묻혔다.


그 중 하나가 이 솔체꽃이다. 여럿으로 갈라지는 가지 끝에 제법 큰 꽃봉우리를 달고 하늘 향해 하늘색으로 핀다. 안쪽과 조금 큰 바깥쪽에 있는 꽃잎과 더 작은 크기의 안쪽 꽃잎이 각각 달라서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순 우리말의 솔체꽃은 중북부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란다. 비탈진 기슭에서 우뚝 솟아 하늘 향해 핀 솔체꽃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그리워 하는듯 보인다. 꽃을 바라보는 이의 시선도 어느사이 꽃과 닮아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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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위취'
여기 어디쯤인데 하면서 저절로 발걸음 속도가 느려진다. 비오는 날 빗방울을 머금고 영롱하게 빛나던 그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반긴다. 몸이 기억하는 장소다. 그곳엔 가면 어김없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모퉁이 돌아 급하게 오르면 남덕유산(1507m) 정상이다.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핀 것이 많은데 유독 작으면서도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 모양이 꼭 그 별을 닮았다. 하얀 꽃잎 사이에 꽃술도 나란히 펼쳐진다. 험한 환경에 자라면서도 이렇게 이쁜 모습으로 피어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바위취는 바위에 붙어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바위취는 작은 바위취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비슷한 종류로 바위떡풀이 있는데 잎이 심장형인 것이 다르다.


높은산 그것도 바위에 붙어 살면서도 이쁜 꽃을 피우기까지 그 간절함을 귀하게 보았다. '절실한 사랑'이라는 꽃말로 그 수고로움을 대신 위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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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바짝 마른 바위에서 태어났지만 환경에 굴하지 않고 꽃을 피운다. 어찌 저런 곳에 터전을 마련했냐고 묻지 말아야 한다. 태어나 보니 그곳이었을 것이고 그로인해 더 깊은 생명의 고귀함으로 다가 온다. 틈이 생명을 낳고 기르는 시작인가 보다.


백아산 바위 틈에서 처음보고 난 후 이때 즈음에 높은 산에 오를 기회가 생기면 만나는 바위마다 일부러 찾아본다. 회문산, 동악산, 남덕유산 등지에서 쉽게 만났다. 눈에 익으니 저절로 보인다.


작지만 두툼한 잎을 마련하고 앙증맞도록 이쁜 꽃을 피웠다. 높은 산 바위에 살다보니 습기를 얻기 힘들어 안개라도 붙잡아 둬야 한다. 두툼한 잎이 생긴 이유다. 안개가 많고 습기가 충분한 곳에서 살면 꽃이 흰색이 되지만 안개나 습기가 부족한 곳에 서식하면 꽃이 연분홍으로 변한다고 한다.


바위솔은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바위솔 보다 훨씬 작아 난쟁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바위솔 종류로는 바위솔, 애기바위솔, 둥근바위솔, 정선바위솔, 연화바위솔 등이 있다.


유독 무덥고 가물었던 올 여름 남덕유산에서 만난 모습이다. 열악한 생육환경에서 살아남아 이토록 이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근면'이라는 꽃말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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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특정한 꽃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여느 여름날 초등학생인 아이의 손을 답고 지리산 칠불암에 올라 한적한 경내를 거닐다 언덕바지에 핀 상사화를 만났다. 그후로 여름이 끝나는 무렵이면 칠불암과 함께 떠오르는 꽃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상사화 꽃대는 여러날 살펴도 올라오지 않더니 칠석날 아침에 불쑥 솟았다. 늦거나 빠르다는 것은 사람의 기준이다. 꽃은 제 순리대로 알어서 핀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달려 있을 때에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 다는 의미로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따지고보면 무릇 처럼 비슷한 식물이 있지만 유독 상사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상사화 피었으니 석산(꽃무릇), 개상사화, 백양꽃, 제주상사화 등이 피어날 것이고 꽃 따라 사람들 가슴에도 가을 바람처럼 그리움이 일렁일 것이다. 지금쯤 순창 강천사 계곡엔 상사화 만발하겠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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