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큰 산에 피는 꽃은 키가 작다
드디어 여기에 도착했다
아직 만질 수 없고
닿지 않는 거리지만
기억하라, 수고로운 담의 능선
긴 탄식의 강물을 지나
도처에서 일어서는 철쭉의 시위
그리고 은밀한 안개의 방해를 뚫고
뿌리 깊숙히 이어지는 햇살을.
이제 더 이상의 악몽은 없다
그대여 상처받기 쉬운
지난날들을 되돌아보지 말자
그러나 한 생명도 빠뜨리지 않고
제각기 피어나 강력한 군집을 보라
거기 진리의 꽃무덤을 쌓고
다시 비바람치고 새 우는 저녁
스스로를 벼랑 위에 세운 채
자비를 구하며 지는 그늘 하나여.
*임동확 시인의 "큰 산에 피는 꽃은 키가 작다"이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21)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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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