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春雪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雨水節(우수절) 들어
바로 초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힌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글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웅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끔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옴짓 아니긔던
고기입이 오믈거리는,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정지용의 시 '춘설'이다. 

조금 서둘러 나와 까치소리에 눈내리는 아침을 맞는다. 소복하게 나리는 눈이 솜이불과도 같이 포근하다. 어찌 반갑지 않으리오. 이 귀한 풍경 보이려고 지난밤 반달은 그리 밝았나 보다.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며 노래한 시인의 심사를 알듯도 하다. 

하늘이 준 귀한 선물 '춘설春雪', 마음껏 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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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3-07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눈이 참 멋있게 쌓였네요^^: 마지막 겨울을 불태운 듯 합니다..

무진無盡 2017-03-08 22:02   좋아요 1 | URL
차분하게 인사하듯 눈이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