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모초'
층층이 쌓아온 어미를 향한 마음이 극에 달하면 이처럼 굳어 화석으로 변하는 것일까? 한치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은 정갈한 마음자리다. 표리부동이 이런 것일까.


한여름 뚝방이나 논둑 숲언저리에서 자줏빛이 감도는 꽃에서 그리움의 본질은 저 짙은 자주색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꽃피는 때로부터 눈내리는 이 겨울까지 자주 찾는 곳에 그모습 그대로 여전히 서 있다.


익모초는 고려 때 이두어로 '목비야차目非也次', 조선시대에는 '암눈비얏'로 불렸고, 최근에는 익모초로 통용되는데, 익모益母란 부인에게 유익하여 눈을 밝게 해주고 정력을 더하여 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꽃은 7∼8월에 엷은 홍자색 또는 분홍색 꽃이 줄기 위쪽의 잎겨드랑이에서 몇 송이씩 층층이 달려 핀다.


어린시절 어머니는 익모초를 고아 환으로 만들어 시집가는 고모에게 주었다. 어쩌다 맛을 보게된 그 강한 쓴맛이 지금도 기억난다. 이 쓴 맛을 참이야 몸에 이롭다고 한 것인지 '고생끝에 즐거움이 온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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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7-01-04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 어머니들의 약이었지요... 그리움이 이는군요...ㅡ.ㅡ

무진無盡 2017-01-04 22:58   좋아요 0 | URL
어느덧 그렇게 그리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