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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
사이토 다카시, 박성민 / 시공사 / 2016년 6월
평점 :
어떻게 살 것인가
문학과 철학, 역사를 비롯한 학문을 하는 근본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까? 옛 사람들의 삶의 경험이 구체화되어 있는 학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즉, 어떻게 살 것인가에 주목하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한 과정이 바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500년 전 제자백가의 인간과 그 인간의 삶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의미를 가지며 과거의 잃어버린 힘이 아닌 현재도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면서 근본 문제인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이라는 부제를 단 사이토 다카시의‘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도 바로 그런 시각으로 공자의 ‘논어’에 주목했다. 저자가 주목한 논어는 무엇일까?
“세상이 어지럽다 한들 들짐승이나 날짐승과 함께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와 함께 살아간단 말이냐. 만약 지금 천하에 도리가 행해지고 있다면 나 역시 세상을 바꿀 마음은 없다.” -제18편 미자
공자는 무려 13년 동안 위나라, 조나라, 송나라, 정나라, 진나라, 채나라, 초나라를 돌아다니며 72명의 군주를 만나 자신이 가진 사상을 펼칠 기회를 잡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세상과 벽을 쌓고 은둔하여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만 된다면 얼마든지 사회에 참여하여 일하고 싶어 했다. 공자는 전 생애를 걸쳐 정치가이자 교육자로서 사회 안에서 활동했고,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자기 몫의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드러냈다. 공자의 주유천하에서 주목하는 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개혁하려고 했던 실천력이다.
옛 성인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늘날 고전이라는 외피를 쓴 텍스트로 머물러 있는 것은 어쩌면 글 속에 담긴 실천적인 힘을 빼놓고 껍데기로 바라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하여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은 결국 자기 삶을 통해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힘을 얻는 것으로 논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자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어느 곳에 있어도 자신의 품위를 잃지 않으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흐트러짐이 없고, 고지식하게 하찮은 일에 집착하지 않으며, 문제 앞에서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는 것이다.”
공자는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의 상징으로 군자를 이야기 한다. 세상 속에서 그 세상과 상호교류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실현하고자 했던 공자의 철학이 함축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즉, ‘자기실현’과 ‘타자의 요구’의 균형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 공자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단단한 줄기, 흔들림이 없는 축을 가져야 한다”는 공자의 말로 지금 나 자신을 비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