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운 논둑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손엔 무거운 막걸리가 가득 담긴 주전자를 들었으니 발걸음은 더딜 수밖에 없다. 조심한다고는 했지만 한쪽발이 논으로 빠지고 주전자 뚜껑이 열려 막걸리를 반쯤이나 쏟았다. 덜컥 겁이난 눈에 하얗게 핀 꽃이 걱정말라는 듯이 웃고 있다. 그렇게 막걸리 쏟은 불안함을 잠시 달래주던 꽃을 머리가 꽃 닮아 하얗게 된 지금에서야 만났다.
'벗풀'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연못가나 수로 및 논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 끝은 덩이줄기가 된다.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피며 꽃줄기에 층을 이루어 꽃자루가 3개씩 돌려난다. 꽃차례의 위쪽에 수꽃, 아래쪽에 암꽃이 달린다.
관상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되는 벗풀은 '신뢰'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