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뒤집었다. 제 사명을 다했다는 표시며, 헛꽃으로 태어난 것이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진짜꽃보다 크고 화려한 몸짓으로 한때를 마음껏 누렸으니 아쉬움도 없을 것이다.

산수국의 헛꽃은 진짜꽃이 매개체에 의해 수정이 끝나면 매개체들에게 더이상 수고로움을 끼치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로 자신의 몸을 뒤집는다고 한다.

자연의 삶이 보여주는 다른 이를 배려하는 현명함이다. 다른이와 스스로에게 정직하고자 하는 감정과 의지의 표현으로 읽는다.

인간도 이런 자연의 일부다. 아니 일부였다. 이제는 그 본성을 일부러 버리고 자연과는 별개의 특별한 존재라고 우기며 산다. 소외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수고로움이 부질없음을 산수국 헛꽃은 제 몸을 뒤집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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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6-07-1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고개 숙임의 아름다움이라니 아! ˝진짜꽃이 매개체에 의해 수정이 끝나면 매개체들에게 더이상 수고로움을 끼치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로 자신의 몸을 뒤집는˝ 사실이라면 99%의 매개자는 도무지 행복을 주체 못해 더 열심히 수정하련만 나이들수록 꽃의 허무가 더 장엄하게 보이는 건 대체 뭘까요, 이건

무진無盡 2016-07-13 23:14   좋아요 1 | URL
때를 아는거지요. 자연은 다 그렇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