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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그리고 음악 - 아무도 말하지 않은
이종구 지음 / 주류성 / 2016년 1월
평점 :
음악을 통해 백제 역사를 되살리는 새로운 출발
동양사회에서 악(樂)은 모든 학문의 집대성으로 주목 받았다. 그 출발은 공자에서 비롯된다. 유가에 있어서 악(樂)은, 예와 함께 도덕적 교화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가치를 지니는 악(樂)을 통해 사라진 역사를 살피는 흥미로운 시각이 있다. 음악이 통용되었던 범위를 통해 사라진 역사를 복원하고 그 가치를 현대에 의미 있게 되살리려는 것이 주목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런 시각으로 사라져버린 우리 역사의 일부인 백제 역사를 주목하고 그 역사를 관통했던 백제음악의 가치를 밝히는 저작이 바로 이종구의 ‘아무도 말하지 않은 백제 그리고 음악’이 그 책이다. 그 중심 주제로는 백제 강역과 백제 음악에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종구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독일 국립 칼스루에 음악원 작곡과 졸업, 한양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창작오페라단 단장, 88서울올림픽 폐회식음악, 무주세계동계유대회 폐회식 음악 작곡, 2003, 2010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대본·작곡, 총 제작 및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우선 저자가 주목하는 바는 박제 강역에 관한 고찰이다. 백제음악이 전반적으로 통용되었던 곳과 백제 강역은 일치할 것으로 보고 그 강역을 ‘사기’, ‘조선열전’, ‘동이전’, ‘논어’, ‘시경’, ‘악기’, ‘일본서기’ 등을 통해 문헌적 고증을 찾아 밝힌다. 이는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초기백제, 한성백제, 마한흡수, 요서진평, 오월백제, 산동흡수, 열도백제 등 7단계 확장과정 살펴 백제가 실효적 지배를 하였던 곳을 밝혀간다.
다음으로 백제 음악과 관련된 백제음악문헌 정리, 백제악기, 백제음악 등이 핵심적 내용이다. 기록상 남아 있는 백제 음악관련 문헌을 찾아내고 그 문헌을 상호간 교차 분석하여 중복되는 부분에 주목하면서 백제 음악의 본류로 찾아간다. 뿐만 아니라 특정 문헌에만 존재하는 기록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자치 놓치지 않아야할 것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또한 ‘정읍사’, ‘산유화가’ 등 4편의 백제관련 음악을 오선보로 채보하고 편곡하여, 연주할 수 있도록 부록으로 수록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했다. 승자가 자신의 시각으로 기록한 것이 크기에 패자의 시각을 무시되거나 축소, 은폐되기 마련이다. 우리 역사에서 특히 이런 수난을 당했던 나라가 백제다. 700여 년에 달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백제의 사라진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백제의 실효적 지배가 통용되었던 영토문제가 아닌가 한다. 그 중심에 대륙백제의 실체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종구의 이런 시각을 특별히 흥미롭게 보인다. 백제 강역에 대한 고증과 이를 통해 백제 음악에 주목하여 백제 역사를 복원시키고 있다. 이 시도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백제 연구가 촉발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의 노력에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