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그림 같다 -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그림과 인생이 다르지 않다

가끔 지난 시간 나의 책읽기 흐름을 생각해 본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어디로부터 시작된 흐름으로 나에게 온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그간 읽었던 책의 공통성을 찾아가보는 것이다. 나의 책읽기는 몇 가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미술도 그중 한 분야이다. 이 두 가지 흐름을 관통하는 것은 역사와 사람이다. 사람들의 살아온 삶의 흔적이 역사이며 그 역사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맥락이다. 하여, 사람의 흔적이 구체적으로 남아 있는 문화유적과 옛그림으로 모아졌다.

 

이런 관심사의 출발은 한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한사람은 조선후기를 살았던 청장관 이덕무다. 규장각 검서관으로 활동했던 이덕무를 중심으로 소위 백탑파로 불리웠던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백동수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들의 사람 사귐과 그들이 남긴 글로 모아졌다. 다른 한 흐름으로 옛그림에 대한 관심은 오주석의 우리 옛그림 읽어주는 책을 통해서 조선 시대 활동했던 화가들의 그림으로 확산된 것이다.

 

인생이 그림 같다의 자자 손철주도 우리 옛그림 읽어주는 책의 저자로 그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손철주는 이미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꽃피는 삶에 홀리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 그림이다등으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인생이 그림 같다는 손철주의 글맛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글들의 모음이다. 그림을 읽어가는 방법과 그것이 한 사람의 일상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한국화는 물론이고, 중국화, 일본의 우키요에, 서양화, 팝 아트, 체 게바라 사진, 괴짜 사진가 헬무트 뉴튼 등 특정한 그림을 촘촘하게 읽어준다. 뿐만 아니라 고려 다완이나 토우, 옹기 등 옛 사물에 담긴 추억을 이야기한다.

 

손철주는 그림을 감상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림감상을 할 것인지에 대한 솔직하고 직접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많이 볼수록 그림읽기가 잘 되고, 자신만의 느낌과 감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것과 같은 의미다. 또한 예술 작품에 대한 미술평론가들의 천편일률적인 해설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손철주의 글이 가지는 특별한 맛이 있다. 그의 글은 억지스럽지 않고, 설교적이지 않고, 가볍지 않은 지성이 독자적인 감각을 얻은 문체에 실려 쉬이 재미나게 읽힌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더욱 한글의 독특한 말을 찾아내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어 글 맛을 더해간다. 독특한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보고 그 시선을 자신만의 언어로 쉽게 풀어가는 그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우리 옛그림과 예술작품을 접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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