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걸었다 - 뮌스터 걸어본다 5
허수경 지음 / 난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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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시간 속에서 사람과 만나다

누구에게나 특정한 공간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가진다태어난 고향이 그 선두에 서겠지만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 곳이나 여행을 통해 방문한 공간특별한 추억이나 경험을 했던 곳 등 어느 곳이든 대상이 될 수 있다.때론 그론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일상을 살아가데 위안이 되기도 한다.


너 없이 걸었다라는 책은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세 권의 시집을 발간하고 매니아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시인 허수경의 에세이다.


허수경 시인이 주목하는 장소는 독일의 도시 '뮌스터'. '뮌스터'라는 특정한 장소에 대한 특정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20 여년을 살고 있는 도시를 그 도시와 특정한 경험을 가진 시인의 시와 연결하고 그 시를 쓴 시인과도 함께 만난다독일 시인들의 시와 그 시와 함께 만나는 '뮌스터'의 이야기는 공간에 스며든 사람의 이야기며 사유의 결정체가 담겨 있다시인의 눈에 비친 시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살았던 사람이다.


시를 읽는 어떤 시간은 이런 시간이다잃어버린 줄 알았던 것들이 돌아오는 시간그 시간을 새로 발견하고는 그 시간으로 들어가 보는 것.”


시인인 저자 허수경이 뮌스터를 이야기하면서 시를 시작점으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 보인다지나가버린 시간이 공간을 만나 지나간 시간을 불러와 현재 속에서 만나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어 보인다.


하이네트라클작스괴테릴케그베르다아이징어호프만슈탈드로스테휠스호프 등 독일 시인들의 시는 독일만의뮌스터만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결부되어 인용되고 있다우리에게 익숙한 시인도 있지만 처음 만나는 시인도 있다허수경의 시에 대한 이야기에서 새롭게 만나는 시인들이 이야기도 반갑다.


너는 언젠가 있었다그리고 지금은 부재중나는 너에게로 가고 너는 나에게로 온다이 일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누군가 나를 향하고 있는 것내가 누군가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 -뮌스터의 푸른 반지 중에서


자주 지나다니는 길은 잊어버릴 수 없어우리가 잊어버릴 수 없는 이유는 마음속에서 서로 자주 지나다녔기 때문이야.”


일상죽음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람의 기억과 현재를 담았다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사람의 역사와 현재가 공간에 함께하며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그레서 공간이 주는 특별함은 간단치 않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의 이동이 가져다주는 변화가 사색의 시간을 확보해 준다살아온 곳과 살아갈 곳에 대한 기억과 기대가 만나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있기 마련이다그러기에 시인 허수경의 '뮌스터'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른 특정한 장소로 대체될 수 있겠다지금 내가 사는 곳이든 기억 속 여행지였든 그 어디든 '뮌스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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