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월매'
찬서리 고운자태 사방을 비춰
뜰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바쁠가지 엷게 꾸며 반절이나 숙였는데
개인 눈밭 처음녹아 눈물어려 새로워라
그림자 추워서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향기 가벼워 먼지낀 흰창문 닫는구나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길떠난 이 사람 기다릴까
*신라인 최광유 지음, 금둔납자 역
햇볕이 집에 그냥 있으면 죄를 짓는 기분이라 길을 나섰다.
봄이 어디까지 왔을까?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며 봄마중이라도 할 요량으로 낙안민속마을 위 금둔사로 향한다.
남해고속도로를 타다 승주에서 선암사 방향으로 시골 정취 물씬 풍기는 길을 간다.
산 속 길이기에 구비구비 넘어서 너른 낙안 땅을 바라볼 때쯤 나타나는 암자 금둔사
그곳 납월매를 만났다.
음력 섣달 납월(臘月)에 일찍 핀다 해서 납월매라고 했다.
엄동설한 봄을 알리는 그 붉은 마음에 기대어 나도 봄을 맞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