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고양이,

건강을

누리소서

축원하네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황묘농접도(黃猫弄蝶圖),

조선 18세기 말, 종이에 채색

 

옛그림을 보다보면 그림의 소재가 되는 것들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송달송 할 때가 많다. 이런 그림들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그림일 때가 많다. 장수, 출세, 다복 등을 축원하는 목적으로 그림 속에 그 뜻을 담았다. 그렇기에 이런 그림속 장치를 알지 못하고 그림을 본다면 껍데기만 보고 알맹이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 많은 것들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듯 그림 역시 그 영향으로 봐야 할 것이다.

 

김홍도의 황묘농접도(黃猫弄蝶圖)에도 그림 속에 많은 장치들을 담았다. 고양이, 나비, 패랭이, 제비꽃, 돌까지 각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뿐 아니라 옛그림 속에는 게, 잉어, 소나무, , 사슴 등 사람들의 염원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많다. 다분히 그림을 통해서라도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세속적 욕망을 이루길 소망하는 것이겠지만 그 마음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오주석의 설명에 의하면 "고양이가 나비와 노는 그림"은 생신 축하 선물이다. 중국어로 고양이 묘()는 칠십 노인 모(), 나비 접()은 팔십 노인 질() 자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각기 칠팔십 세의 노인을 상징하는데, 고양이가 나비를 바라보니 칠십 고개를 넘기고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께 드린 그림인 듯 하다. 왼편의 크고 작은 돌은 두말할 것 없이 장수의 상징이다. 패랭이꽃은 석죽화(石竹花). ()은 축하한다는 축() 자와 통하니 역시 '돌처럼 장수하시기를 빈다'는 뜻이다. 이 꽃은 분단장한 듯 고운 까닭에 '청춘'을 뜻하기도 한다.

 

제비꽃! 함초롬한 자태의 이 봄의 전령은 여의초(如意草)라고도 부른다. 제비꽃은 꽃자루 끝이 굽어 꼭 물음표(?) 머리같이 생겼다. 그 생김새가 가려운 등을 긁을 때 쓰던 도구, 즉 여의(如意)와 닮았는데, 여의란 내 맘대로 어디든 척척 긁을 수 있다는 뜻이다. 뜻은 여전히 "만사가 생각대로 된다"는 상징을 갖는다. 그러니 전체 그림을 합쳐 읽으면, 생신을 맞은 어르신께서는 부디 칠십 팔십 오래도록 청춘인 양 건강을 누리시고 또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는 축원이 된다.

 

생신을 축하하고, 건강한 몸으로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그림. 후손의 마음이 담겨 있어 더 정답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책 속의 그림을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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