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양장)
배병삼 지음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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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움의 실현을 추구한 논어

고전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정신에 의해 평가기준이 마련되면서 고전의 의밍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받아들인다. 동양사회에서의 고전은 특정한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초기 역사로 볼 수 있는 혼란의 시기에 활동했던 춘추전국시대 제가백가들의 사상적 논쟁들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 그 지위를 수천 년 동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 선두가 공자, 맹자, 노자와 장자 등이 그들이다. 이 중 공자의 논어가 그 중심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논어, 동야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치고 논어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의 역사에서 논어는 고려사회 이후 조선까지 시대를 지배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하며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러한 논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저 공자가 그 제자들과 주고받은 대화를 그 제자들이 기록한 책 정도를 넘어선 이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논어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올바르지 못한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사람 사이의 신뢰, ()와 악(), 현실 도피와 현실 참여 어느 것이 올바른가? 등으로 다소 관념적으로 사회를 파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배병삼의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논어의 중심인물인 공자의 삶과 그 제자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사상의 본질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제공하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다. 2004년 발간 이후 새롭게 장정을 바꿔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 배병삼은 논어 연구와 강의에 매진하며 현대적이며 탁월한 논어 해설로 주목 받아왔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위기와 삶의 위기에 대해 논어를 통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에서 배병삼의 논어에 대한 규정은 한 인간, 공자의 대화록이다. 그가 생각한 정치적 비전과 경제 운용 원칙, 예술에 대한 가치 판단, 일상생활에까지 두루 미치는 성숙한 인격 등 아름다운 인간 문명의 상이 논어에 오롯이 들어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공자의 사상을 현대의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전통 동양 사상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지혜를 주며 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논어는 공자 사후 그 제자들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학이 편을 시작으로 위정 편, 팔일 편, 이인 편, 공야장 편, 옹야 편, 옹야 편, 술이 편 등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첫 장 학이 편에서 공자의 사상의 기초가 되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를 해석하면서 동양적인 배움의 전통과 군자를 지향하는 인생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저자는 각 편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풀어간다.

 

저자는 공자를 정치 사상가로 바라보는 시각을 유지한다. 공자가 천라를 주유하며 자신이 사상을 펼칠 나라를 찾아 다녔던 과정을 통해 현실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조국을 돌아와 학교를 열고 제자들을 교육했다. 시대정의 중심은 의()에 있다. 그 의()의 내용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중심은 사람에게 있다. 사람의 사람다움을 실현할 사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제자백가들이 활동하던 춘추전국시대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논어가 25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목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런 논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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