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학실록
이성규 지음 / 여운(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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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있는 우리의 현주소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단연 왕조를 중심으로 한 왕조사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왕은 백성이 존재해야 가능한 자리이다. 하여, 왕이 펼치는 정치의 중심에는 백성의 안위에 있었고 왕조사를 중심에 둔 기록에서도 분명하게 정치지도자들의 시대정신과 백성들의 삶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런 왕조사 뿐 아니라 유고를 중심으로 한 사대부들의 사고방식에 걸 맞는 그들의 삶 또한 다양한 방식의 기록물로 남아 있어 오백년 전 조선을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조선의 기록물로 가장 선두에 선 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에서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적 사실을 각 왕 별로 기록한 편년체 사서를 말하며 19731231일 국보 제151호로 지정되었고 이후 1997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런 조선왕조실록이 한자로 기록되어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1994년 국역작업이 완료되어 전문가를 비롯한 관련자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연구에 기초로 사용될 수 있었다.

 

이 책 조선과학실록은 바로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그 안에 기록된 과학적 사료를 선별하여 현대적 시각으로 사료를 이해한 것이다. 과학 분야 뿐 아니라 역사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고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이렇게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역사읽기의 새로운 시도로써 환영한다. 저자 이성규가 선별하여 조선왕조실록에서 뽑은 과학관련 이야기는 밤하늘의 오로라, 운하건설, 새들과 곤충들의 출현, 장영실의 운명, 물소, 연금술, 수차, 거북선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는 하늘의 경고로 받아들여졌던 밤하늘의 오로라를 이해하는 시각, 산학이 주학으로 바뀐 배경, 복어를 둘러싼 당쟁 등에서 보여주는 저자의 시각은 사료에서 제시된 이야기를 현대 과학적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다시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며 오늘 우리의 현주소를 밝힌다. 역사와 과학이 만나 새로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 수 있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또한, 그동안 신비한 사건이나 유교적 시각에 한정되어 바라보았던 사료들에 대한 해석을 현대의 기술과학적 입장에서 재조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각각의 사료들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여 심도 깊은 이해를 원하는 독자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점이다.

 

역사가 기록물로 만 존재한다면 죽은 역사로 그치고 만다. 다양한 분야에서 해석되고 활용되어 현재로 불러낼 때 살아있는 역사가 될 수 있다. 이 점이 역사를 보아야할 이유다. 잠자는 역사를 현재로 불러와 생명을 불어 넣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밝혀 미래를 희망으로 밝힐 수 있는 힘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성규의 조선과학실록이 의미 있는 것은 바로 역사를 살려내는 한 방법을 제시하고 그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각은 향후 음악, 군사, 요리,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재해석하는 시도의 출발점으로써 보아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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