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연애 - 서가에서 꺼낸
문아름 지음 / 네시간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책과 함께 멋진 연애를

책은 일상이다. 시간이 나서 읽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간을 쪼개고 시간과 시간 사이 짬을 이용해 늘 가까이 둔 책에 손이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꽤 많은 책을 본다고는 하지만 워낙 다양한 분야의 책이 날마다 쏟아지는 현실에서 그 많은 분야의 책을 골고루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여,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렇다보니 때론 심각할 정도로 한쪽에 치우친 책읽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당분간 이런 나의 책읽기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책은 왜 읽는 것일까? 이 뻔 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쉴 틈을 마련하기 위해? 남는 시간동안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등 머릿속에 금방 떠오르는 말이야 많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런 말들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내면의 요구를 대변하지는 못하는 듯싶다. 그렇다고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책을 즐겨보는 사람들에게서 그러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없는 답을 억지라도 부려서 비꼬는 것은 아닌가 심히 의심해 본다.

 

여기 자신만의 책읽기에 빠진 사람이 있다.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읽고 싶은 방향으로 책을 이해한다는 사람, 모든 책을 ‘연애’로 읽는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오독을 서슴없이 밝히고 있는 ‘책과 연애’의 저자 문아름이 그 사람이다. 철학, 인문학, 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100여 종의 책에 대한 자신의 오독의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의 오독의 키워드는 ‘연애’다. 소설 속 주인공과 문학인, 인문학의 저자와 그의 저서 등을 자신이 책을 보는 키워드 연애라는 감성으로 이해하고 때론 분석하며 그 결과를 솔직하게 피력하고 있다. 저자가 책을 보는 키워드 연애는 책 속에만 머물지 않고 자신의 일상에서 스스로 겪었던 연애나 주변 지인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연애의 모습과 늘 비교 분석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저자는 자주 본문에서 자신이 읽었던 책들의 저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오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오독(誤讀)이라고 하면 잘못 읽은 것이 되지만 모든 것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만물을 대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이 오독 속에는 책마다 저자가 파놓은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 속으로 들어가 다른 구멍을 찾는 것과 같은 즐거움도 선사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즐거움은 완벽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 때 오해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는 것과 같다. 저자와 같은 오독은 그래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음의 상징과도 같은 연애만큼 저자의 이야기는 젊다. 그러기에 솔직하며 직설적이기도 하다.

 

저자는 연애와 책읽기의 공통점으로 흔적을 남긴다는 점을 지적한다. 연애에서 아픔이나 상처, 기쁨이 남는 것처럼 책도 눈물 콧물을 뽑거나 사람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일상과 책읽기를 넘나들며 저자의 속내를 펼치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는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해답을 전해주기도 한다. “연애는 감정이었다가, 겅험이었다가, 일상이었다가, 책이었다가”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그 연애라는 자리를 책으로 대체해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그만큼 책과 연애는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본다. 책 속에서 위안 받기도 하고 책 속으로 도피하기도 하면서 책과 더불어 일상을 살아간다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책은 그렇게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멋진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는 것처럼 연애를 할 만큼 매력적인 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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