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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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현실의 문제에 답을 제시해야 한다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보게 되는 국회는 아수라장이다. 그곳엔 대의는 사라지고 옳고 그름도 안중에 없어 보인다. 피터지고 욕하며 결국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국민의 생존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운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 뭘까? 개인적 영달, 자파의 이익을 위해 한순간 피가 터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한 장면의 화면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수년, 수십 년간 그들이 보여주었던 행동에서 유추된 것이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끝없는 지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 험한 꼴을 보고, 당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힘, 권력을 향한 몸부림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이는 국민이 위임해준 힘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그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기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에게 자신들의 소중한 권력을 위임하고도 그 권력의 힘에 좌절하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지점에서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가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2011년 한국사회의 국민들에게 ‘아~ 시원하다’, ‘그래, 우리도 뭔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라는 가능성을 전해준 ‘나는 꼼수다’와 같은 선상에서 보다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김어준이 바라본 오늘날 한국의 정치지형이 바로 이 책 ‘닥치고 정치’가 아닌가 싶다.

 

우선, ‘닥치고 정치’는 거칠 것이 없다. 누구 눈치 보며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거나 조율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소의 말해 막말을 내뱉으면서도 저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 이는 다분히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말은 원래 나와 타자 사이의 소통할 수 있는 매개다. 하지만, 이 말이라는 것이 요상스러워 같은 말을 사용하는데도 서로 다른 의미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목소리 높여 강조하는 말잔치나 대중의 마음을 얻고 표를 획득해야 하는 과정에서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도 모를 말들이 난무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김어준은 말이 담고 있는 상징성을 자르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들어본 적 없는 이론과 무학이라고 자신을 표현하지만 그 말에는 애둘러 말하지 않고 누구나 무슨 말인지 수 있는 명쾌함이 있다.

 

김어준이 지승호와 대담을 통해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가 가지는 근본적인 결함을 까발리자고 한다. 또한 목에 힘깨나 주고 있는 정치세력들의 실체를 확인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각에서 비켜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오연호와 조국의 ‘진보집권플랜’을 접하며 김어준이 느낀 솔직하며 애정어린 감정을 드러내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잠시 한눈팔 시간을 허락지 않고 내달리고 있다. 그가 달리는 길에 이명박의 국정운영의 근본 핵심을 뚫고 BBK나 삼성의 이건희 일가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닥치고 정치’에서 김어준이 주목하는 것은 다음 총선과 대선이다. 그 총성과 대선에서 이기자는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할 사항들을 조목조목 검증한다. 이기기 위해서 그들의 지형을 살피고 그 지형에서 놀 사람들의 면면을 따져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혀간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재조건이 붙는다. 정치는 가장 현실적인 일이다. 대의나 정의와도 때론 등을 돌리며 표를 획득해야 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닥치고 정치’가 발행된 시기가 2011년 10월이다. 그 후 김어준의 시각이 얼마나 정치정세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재인, 심상정, 이정희, 노회찬, 유시민, 한명숙, 박근혜 등 현실정치인들에 대한 그의 시각은 아주 현실적이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다분히 정치적 시각을 바탕으로 그 사람들의 미래를 본다는 것도 포함된다. 결국 정치는 이러한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한 표가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김어준은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저런 정황을 파악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알고 찍으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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