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박물관 - 글누리의 모음
박창원 지음 / 책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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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우리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작은 땅, 적은 인구, 그것도 부족해 세계 유일의 분담국가인 한국이 경제적 성장을 이뤄내 당당히 강대국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 힘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열악한 자연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눈부신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가지는 창조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는 역사적 유물이나 기록유산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는 문제다. 하여,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다양한 우리의 역사적 문화유산이 선정되어 온 것이리라.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자인 ‘한글’일 것이다.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통해 한글이 창제되는 과정에 대해 다소나마 알게 되면서 우리글인 한글이 가지는 의의와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것은 세종대왕에 대한 관심도 있겠지만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왕과 학자들의 열정을 보면서 더욱 더 글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한글은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560여 년 전 조선의 제4대 왕인 세종대왕이 재위 25년부터 26년 사이(1443~1444년)에 완성한 것이다. 세종의 명에 의하여 집현전 학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한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종이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박창원의 ‘한글 박물관’은 바로 이러한 필요성에 적절한 이해를 담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총 4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이 가지는 언어학에서 차지하는 의의와 가치는 물론 한글이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과 이후 한글과 관련된 당시 정책을 비롯하여 한글로 번역되었거나 한글로 써진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한글이 지나온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즉, 한글이 만들어진 시기부터 분단국가에서 통일 이후 한글에 대한 전망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언어학자나 전공자가 아니기에 다소 어려운 내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자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법칙부터 한자 문화권에 있었던 주변나라들의 문자와 비교하며 한글이 만들어지는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한글이 가지는 우수성은 이미 출발부터 담보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접하기 어려운 훈민정음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은 한글에 대한 이해로 넓혀져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글자의 가치를 더울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은 인류가 만들어온 모든 문화유산과 과학적 업적 등에 두루 통하는 말일 것이다. 글자 역시 어느 날 불쑥 한 사람의 독창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는 한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국시대 이후 말과 글이 달라 표현하기 힘들었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향찰, 이두 등과 같은 다양한 노력들의 결과가 모아져 세종대왕에 의해 꽃피운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세종 왕이나 집현전 학자들의 업적을 평가절하 하고자는 의미는 아니다.

 

노엄 촘스키, 로버트 램지, 펄벅 등 세계적인 언어학자나 석학, 작가들이 한글에 보내는 과학성과 우수성에 대한 찬사는 있는 그대로의 한글을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과학화되는 현대사회에서 더욱더 주목되는 한글이 정작 우리에게 홀대받고 있다는 인상이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드라마에서 세종 이도는 문자를 알게 된 백성들이 자신들에게 닥칠 문제에 대해 스스로 잘 대처할 것으로 믿었다. 때론 지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했지만 여전히 살아 다음을 준비해온 것처럼 그들은 살아서 자신의 몫을 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것이 백성을 어여삐 여겨 글자를 만든 왕 세종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한글의 변용이 문제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 개념 없는 청소년들의 불장난으로 치부하기엔 변화되어가는 사회에 언어나 문자 역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글 한글이 가지는 우수성과 과학성을 이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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