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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고 싶은 날 - 스케치북 프로젝트
munge(박상희)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계속, 쭉, 내내, 쌓아 나가기
세상살이에 만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다. 무엇하나 똑 부러지게 해내는 것이 없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고 만다. 살아온 날이 이런 것의 연속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런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의 관심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만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남들과 같아도 좋고 다르다고 해도 굳이 흠 될 것이 없기에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시작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마음에 여유를 찾고 짜투리 시간이나마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가슴 뿌듯함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내 오늘부터 지금 당장 하면 나 역시 행복한 생활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으리라.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바로 그렇게 망설이다가 그만 두었거나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래 짐작으로 그만 두었던 그림 그리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그 길을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생각 속에 맴도는 이미지를 종이 위에 표현해 낼 수 있다면?', '어딘가에서 보고 느낀 것을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면?'이라는 어쩌면 감상적이고 개인적인 이러한 욕망이 저자의 말처럼 그림 그리기의 시작일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그림 그리기에 도전하는 자체를 시작도 못해보고 끝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 역시 어느 날 그림 그리기가 무서워졌다고 고백하면서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을 한다. 바로 두려움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확인한 스케치북의 적극적 활용을 이야기 한다. 그저 만만한 스케치북 하나를 장만하여 그 빈 공백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그려가자고 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빈 스케치북의 공백이 메워지는 동안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케치북이 여러 권 쌓이다 보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훌륭한 삶의 기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자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바로 스케치북 프로젝트다. 그림 잘 그리려는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까지 주변에 만만해 보이는 대상을 선택하고 그것을 스케치북에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것이 우선 드로잉이다. 드로잉은 소묘나 데생과 같은 말로 일반적으로 채색을 쓰지 않고 주로 선으로 그리는 회화의 표현방법이라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저자는 11가지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따라 하나씩 자신의 스케치북에 옮기거나 표현하고 싶은 대상을 따라 그려가다 보면 마치 동료와 함께 그림을 그려가듯 나만의 그림그리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부러 그랬을까? 책에 담겨져 있는 드로잉들은 만만하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저자의 그림이 이정도 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책에 담긴 사례들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음은 시작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체험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고 만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것이나 같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이것이다. 꾸준히 연습하여 자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내고자 하는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기존 미술 입문서들이 가지는 도식적인 방법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한다. 점, 선, 면을 가르치고 빛에 따라 명암을 구분하고 표현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하는 방법을 바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불러오기 위해서다. 

스케치북 만들기에서 드로잉에 필요한 도구들까지 알려주는 저자의 세심함에 이끌려 지금 당장 나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스케치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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