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신개정판 생각나무 ART 7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을 그림으로 볼 수 있다면?
아름다움은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특정한 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모든 사람들이 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한마디로 아름다움에 대해 정의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미술이다.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바로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리려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내 주변에는 늦은 나이에 그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림 공부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다. 바쁜 시간을 쪼개고 열정을 쏟아 부여 10여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들 역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몇 년 사이 그림과 관객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림 읽어주는 책’이나 미술관의 ‘기획전시’ 그리고 각종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그림수업’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은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보이지 않은 벽에 막혀 멀게만 느껴지는 그림을 누구나 감상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서양화를 대상으로 하는 이주은, 이명옥, 그림과 문학의 함께 이야기하는 고연희, 우리그림을 맛깔나게 읽어주는 오주석,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서양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손철주 등이 그들이다. 

이렇게 탁월한 혜안을 가진 그림 읽어주는 저자들의 애정 어린 노력으로 사람들의 그림에 대한 열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은 나와는 몇 발자국씩이나 떨어진 곳에 걸려있는 대상일 뿐이 경우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이 거리는 무엇이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림을 그림으로 보고 느끼며 즐길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이 이 책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손철주의 책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는 1990년대 말에 출간되어 스테디셀러에 오를 만큼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미술교양서책라고 한다. 독자들이 이 책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누리고 싶지만 어떤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던 사람들의 가슴에 담긴 그림에 대한 열망을 위해 스스로 첫발을 내 딛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그만큼 편안하게 만만하게 그림과 그림을 그린 화가 그리고 그림과 어우러지는 주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최북, 반 고흐, 브란쿠시, 쿠르베, 안견, 프리다 칼로, 마돈나, 피카소 등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은 유명한 작가들과 이름도 생소한 작가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과 이들의 작품을 통해 작가와 작품이야기, 우리 것 그리고 미술동네, 감상이야기를 비롯하여 그림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통해 대상으로만 존재하던 그림을 한발 더 내게로 다가오게 만들어 주고 있다. 

유명인들의 사생활에 관심을 보이듯 사람들은 뒷 담화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관심사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격이 떨어지는 속된 이야기들은 아니다. 작가들의 덜 알려진 과거사, 작가들의 빗나간 욕망과 넘치는 열정, 미술시장 얽힌 이야기를 비롯하여 더욱 흥미로운 것은 서양화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우리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는 조선시대 우리 그림의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선 우선 ‘그림을 그림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대 미술의 난해한 표현들 앞에서면 늘 어색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림은 그냥 그림일 뿐이다’라며 현실에서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허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를 통해 그림에 대한 관심을 마음속에만 가두어 두지 말고 그림 읽어주는 책이든 미술관이든 그 무엇을 이용하더라도 직접 접해보는 기회를 늘려가라고 한다. 알고 본 그림과 그렇지 않고 본 그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기에 이런 느낌은 그림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서는 자신을 발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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