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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학 - 승자의 역사를 만드는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 ㅣ Wisdom Classic 3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일등만 존재하는 사회의 핵심논리?
승자만이 기억되는 세상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누구나 승자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결코 누구나 최후의 승자는 될 수 없다. 언제나 최후의 승자는 1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역사 이래 끊임없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담보로 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려갔을까?
사회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처세술이다. 세상이 복잡하면 할수록 그 험난한 세상에서 목숨을 부지하려는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나라와 백성을 구하려는 영웅들이 나타나고 그들에 의해 최후 권력의 향배가 결정되어지고 또다시 세상은 그 권력에 의해 지배 받게 된다. 이렇게 권력의 최후의 1이 되기까지 그들이 걸어왔던 길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자리를 우뚝 세워가고자 하는 것이 역사와 옛 선인들의 삶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이렇게 권력을 향한 인간의 몸부림은 개인의 역사를 넘어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간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지배를 꿈꾸게 했다. 이는 전쟁이 그것이다. 현대 들어 무기를 앞세운 전쟁뿐 아니라 자원을 확보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보이지 않은 지배가 더 극심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경제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현대에는 그러한 양상이 더한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이었던 서구에서 중국과 인도를 필두로 하는 동양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한다. 이미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G2의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혼란기에 우리나라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반드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을 이뤘다. 향후 예측되는 부분에서 미국을 넘어서 G1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중국의 힘의 근원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자는 것이 이름도 생소한 이 책 ‘후흑학(厚黑學)’이다. 중국 5천 년 역사를 관통하는 처세의 비밀이라고 하는 '후흑'은 글자그대로 해석하자면 ‘후흑(厚黑)’은 두꺼운 얼굴을 뜻하는 면후(面厚)와 시커먼 속마음을 뜻하는 심흑을 줄인 말이다. 이는 중국 청조가 망하는 격동기에 등장하여 수 천년동안 중국을 통치한 성공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그 핵심은 ‘실리를 위해 도덕을 폐하라’는 말로 대변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삼국지연의’와 ‘삼국지’ 등 중국 기서들을 바탕으로 그 속에 나타나는 영웅, 호걸, 왕후장상, 성현들을 살펴 후흑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오월동주의 구천과 부차, 유방과 항우, 장량과 한신, 조조와 유비, 손권과 사마의, 장개석과 모택동 등이 그들이다. 이렇게 살핀 결과 이들의 공통점은 ‘간사한 계책이 넘치고 천하의 성인들도 상대의 목을 꺾는 비열한 술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후흑의 기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고사를 해석하는 시각이 독특하다. 그리고 한자를 후흑이 시각으로 보는 것도 새롭다.
후흑을 기본으로 해서 살핀 중국의 역사는 새롭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역사는 이뤄져 왔음을 전재하고 있다. 하여 G2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결과제이며 분명하게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이해해 가는 동안 어쩔 수없이 남는 문제는 한쪽 측면을 극도로 부각하는 인간에 대한 해석이 얼마나 정당한가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함은 당연하다. 도리를 먼저 생각하며 인간의 본성에 접근하는 것이 시대에 뒤쳐진다는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 승패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 이를 놓고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마치 모든 인간관계가 이것뿐 인양 한다면 그것이 올바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