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삼십대 - 비자발적 프리랜서의 인생점검 여행기
조한웅 지음, 박링고 그림 / 소모(SOMO)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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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은 바탕으로 하여 미래를 희망으로 맞이하자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있다. 이런 기회를 심사숙고하여 자신의 삶에 플러스가 되도록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냥 흘려보내는 사람도 있다. 일상생활에 매몰되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면 훗날 많은 아쉬움을 스스로 안게 될 것이다.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내겐 사십대를 맞이하던 시기가 바로 그런 시기였다. 사십이 되면 많은 부분들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실의 삶과 부응하지 못할 때 다가올 날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올바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지나온 시간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가올 날에 대해선 사람의 의지가 작용할 수 있기에 삶의 전환기에서 분명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일상에 묻혀 살아가다보면 그럴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특별한 계기를 찾고자 하며 그런 계기를 여행을 통해 실현해 가는 것인 듯싶다.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조한웅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독신으로 삼십대를 살아가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조절하며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고백적 요소가 강한 글이다. ‘깍두기 삼십대’의 부재에 붙은 ‘비자발적’이라는 단어가 흥미롭다. 자발적 선택이 아닌 누군가, 무엇인가 선택을 강요한 것이 있다는 말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삶이 늘 예기치 않은 일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일상을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삶이 올바른가? 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사막을 횡단할 때도 태양과 별을 보며 방향을 가늠하는데, 30대 여행길에는 나침반 역할을 해줄 무언가가 없었다.”

이 말은 길게 잡지 않아도 30대에 들어선 사람들이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다는 생각에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게 된다. 청춘인 20대를 지나며 자신의 삶을 설계하면서 부딪치는 문제와는 격을 달리하는 진지한 질문에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기 녹녹치 않은 현실에 대한 항변이라는 느낌이 강한 말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나침반’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나침반을 찾아가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행’을 택했다. 하지만 여느 여행기와는 다른 맛을 보여준다. 찾아간 곳의 풍경이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내면과 직면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이 그동안 생활의 근간이 되어왔던 직업이나 누구나 하는 결혼에 대한 생각, 어린 시절을 보내 기억 속 자신의 모습 등 지난 시간에 대한 자기고백이 강하게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자기계발서는 흥미를 끌지 못한다. 많은 성인들의 말이나 학교 선생님의 말처럼 지극히 교과서적인 말들의 나열은 당면한 자신의 고민을 풀어줄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문제는 자신만이 그 답을 찾을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도 자신이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바로 그러한 현실에 대한 나침반을 찾아 나선 것이다. 

“지금 인생, 충분히 괜찮다!"

여행길에서 자신을 면밀하게 돌아본 결과의 자심감이다. 지금 내 인생이 그릇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외침은 다가올 미래를 희망으로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표현일 것이다. 이는 어제의 자신을 충분히 돌아본 결과다. 지금 내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거 없는 미래를 담보로 오늘을 너무 혹사하는 것은 아닌가를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이 없는 내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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