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개구리 깃발 식당 - 요리와 사랑에 빠진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박이정 각색, 김현철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요리사였다?
역사인물 중에서 천재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그들이 남긴 업적을 통해 현재에도 유용한 천재성을 말하곤 한다. 특정한 분야에서 특정한 성과를 남긴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 남긴 사람도 있다.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꼽는다면 그리 논란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범주를 넘나들며 위대한 업적을 남긴 탓이리라.

유럽의 역사에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업적을 남긴 시대가 있을까? 그런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4.15~1519.5.2)다. 그를 떠올리면 우선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동굴의 성모’ 등 그림들이 생각나지만 그 외에 그가 활동했던 분야로는 미술, 과학기술, 건축, 천문, 지리, 해부, 식물, 음악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말년 프랑스에서 요리사로 살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아닌가 싶다.

이 책 ‘세 마리 개구리 깃발 식당’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요리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주는 책이다. 그는 30년 이상 이탈리아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궁에서 연회담당자로 일했으며, 한때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술집 겸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기존 서적들과는 달리 요리사로써의 그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자신이 의탁하고 있는 스포르차 궁에서의 모습을 보면 끊임없이 요리를 연구하고 주방기구를 개선에 대한 생각을 놓치지 않고 있다. 생각에 머무는 차원이 아니라 직접 설치하고 실험하는 등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와 양의 일생을 보면 줄곧 풀만 뜯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사람도 풀만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풀은 들판에 얼마든지 널려 있으니 살기 위해 저지르는 온갖 범죄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연구는 인류에게 선사할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러한 관심과 그에 대한 노력은 그간 천재라고 불리며 형성된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소 철없는 망나니의 모습으로까지 비춰질 정도다. 요리사의 모습은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이기에 그런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세상일에 과도할 정도로 호기심을 보이며 그 궁금증을 풀지 못할 때는 멈추지 않은 열정의 모습은 천재라는 이미지 보다는 끝없이 노력하는 열정적인 사람의 모습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단풍나무의 열매가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비행기를 만들어 실험하는 장면에선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 책의 바탕이 되는 것은 ‘코덱스 로마노프Codex Romanoff’라는 소책자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자신이 경험했던 요리 중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모아두었던 것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남긴 자료와 주변인물들이 쓴 편지, 유럽의 여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소품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에서 지금 우리 시대에 당연시 되거나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의 원형을 찾아 볼 수 있다. 네프킨을 비롯하여 스프링클러, 스파게티 등이나 음식물에 대한 연구를 통한 식이요법 등 여러 가지 것들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간적인 매력을 확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좌충우돌, 천방지축에 고집불통 등 그의 모습에서 불편함 보다는 인간적인 면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뛰어난 천재라는 이미지는 다소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그는 선량한 마음의 소유자이면서 열정에 넘치는 사람이라는 점이 우선 된다. 천재의 의외로 엉뚱한 면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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