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분석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22
칼 구스타프 융 외 지음, 권오석 옮김 / 홍신문화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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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인간에 대한 접근-무의식
심리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아니라도 대단히 흥미로운 분야인 것은 사실이다. 나 역시 호기심에서 출발한 심리학에 대한 접근은 대학 전공으로 이어졌지만 그저 막연할 뿐이었다. 그 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흥미를 잃었지만 그나마 정신분석에 대한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에 있어서는 흥미를 잃지 않았었다. 자신을 포함한 인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받고자 했던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잠시뿐 지속적인 관심이 아니었기에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아쉽기만 하다. 그 영향인지 책을 접할 때 심리학 관련 책은 관심대상의 우선순위에 있다. 

하지만, 인간을 이해하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심리학 관련 서적들이 다양하게 발간되는 현실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인간이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높이며 행복하게 살아가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반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 책 ‘무의식의 분석’은 인간을 이해하는 한 측면으로 ‘무의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내용으로 쓰여 졌다는 출간의도에 희망을 걸어본다.

이 책의 저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은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分析心理學)의 창시자이다. 스위스의 목사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서 의학과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강렬한 꿈과 환상 등 자신의 신비한 경험을 집중적으로 기록, 연구하면서 신화와 역사, 연금술에 심리학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정신분석의 유효성을 인식하고 연상 실험을 창시하였으며 콤플렉스를 정의했다. 특히,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파의 핵심으로 공동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견해차이로 인해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무의식세계를 탐구하여 분석심리학설을 제창했다. 특이할만한 것은 그가 동양사상에도 깊은 이해를 보였으며 동서양의 교류의 다리를 놓았다는 점이다. 주요 저서로는 ‘정신분석의 이론’, ‘심리학과 종교’, ‘영혼을 찾는 현대인’, ‘심리학적 유형’, ‘미발견의 자아’, ‘심리학과 연금술’, ‘인간과 상징’ 등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그 꿈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꿈에 대한 해석에도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꿈을 포함하는 의식의 상대개념으로 무의식이 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내 안에 존재한다는 점과 그 다른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에 대해 융의 해석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제자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첫 번째 무의식의 접근은 융이 직접 쓴 부분으로 무의식과 그 언어를 형성하는 원형 및 상징과 무의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별적인 인간은 성장과정에서 직접적인 학교 교육이나 간접적인 인간관계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경로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자신을 형성하게 된다. 물론 선천적으로 물려받는 유전적 요인도 분명하게 작용한다. 융은 개인이 꾸는 꿈의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있어 이러한 배경을 기반으로 삼아 올바른 분석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원시종족이나 다양한 문화권의 역사 및 신화, 종교 등을 면밀하게 검토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가 바로 원형일 것이다. 개인의 특성은 오직 개인의 특수한 경험일 테지만 그것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은 인류가 만들어 온 모든 유, 무형의 자산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상징화되어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이 나타나는 방법의 일환인 꿈에 대한 접근은 사실적인 표현이 아니라 지극히 상징화된 무엇으로 나타나며 또한 꿈은 과거의 일에 대한 회상이 아닌 미래의 무엇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꿈에 대한 분석에는 일반화된 표준이 존재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융은 무의식의 한 부분인 꿈에 대한 접근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 보상관계를 밝혀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데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꿈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위해 제시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의 세계도 흥미롭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삶을 영위하던 때로부터 벗어나면서 인간 근본에 대한 이해의 폭을 좁혀온 것인지도 모른다는 융의 이야기는 인류학적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두 번째 구성 부분인 ‘고대 신화와 현대인’은 고대의 신화와 전설 및 원시적인 의식 속에서 위에서 융이 언급한 몇 개의 ‘원형’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누구나 알 수 있는 미녀와 야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무척 흥미롭다.

알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접근은 무엇을 말할까? 생각하고 판단하는 속에서 하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활동만으로는 자신을 이해하는데 많은 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가 그 출발이 아닐까 싶다. 곧 스스로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이해하고 자신에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융의 업적은 더 빛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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