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자서전 - 시대를 뛰어넘는 삶의 지침서
벤저민 프랭클린 지음, 김경진 옮김 / 인터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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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살다갔지만 잊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많다. 사람들은 누구나 훗날 기억되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되지만 그것은 자의적인 노력보다는 타의에 의한 선택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역사는 필요에 의해 선택된 사건에 대한 기록이며 이것은 사람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에 대한 선택은 그 사람에 대해 누가 무엇을 주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기록물의 형태로 평전이나 자서전이라는 불리며 전해진다. 그러면 이렇게 사람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나 역사적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대부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교훈을 얻고, 삶의 근거를 확인하며 미래를 보다 밝은 희망으로 가꿔가기 위한 거울삼고 싶은 마음이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프랭클린 자서전’은 충분한 의미를 주고 있는 책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던 개척기 미국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며 과학자, 저술가로 활동했던 사람이며 우리에게는 미국 독립선언문의 작성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보스턴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필라델피아로 이주, 정착하여 그곳에서 인쇄소, 신문사, 독서회, 도서관, 의회, 민병대, 의용소방대, 교육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자신의 뜻한 바를 실천한다. 한편 고성능 프랭클린 스토브를 비롯하여 피뢰침 등을 개발하고 전기유기체설을 제창하는 등 과학자로도 이름을 날렸던 사람이다. 또한 미국의 독립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개척시대 미국의 중심적 인물이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자신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 목적으로 시작한 자서전을 집필하지만 전쟁 등의 이유로 여러 번 중단되었다가 주변사람들의 권유에 의해 다시 쓰게 되었다. 이 자서전에는 고향을 떠나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하게 되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성실함, 진실성 등을 자산으로 자신이 갖지 못한 경제적 한계를 극복하고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엇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독립전쟁 시기의 미국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기에 초기 미국의 상황인식에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서전은 프랭클린이 청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의 이야기 중심이다.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범한 과오를 잊지 않고 생활을 성실하게 꾸려나가는 등 지극히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스스로 만든 13가지 덕목과 그것을 실천해가는 프로그램은 온갖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고 성공하기까지 밑바탕에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 

역사적 인물을 평가할 때는 개인적 생활의 면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의 삶에 시대정신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가 중요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이 자서전은 한 인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인쇄업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업가의 면모는 잘 드러나지만 사회활동가나 과학자로 자신의 관심사를 펼쳐나가는 모습에서는 많은 부분 생략되어 있다. 더욱 후반기 정치활동 역시 간략하게 회고되어 있는 정도여서 개척시대 미국의 중심인물이었다는 부분에 설득력이 미미하다고 보여 진다. 이 자사전이 평전이 아니고 또한 아들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어 성실과 노력이라는 여전히 유효한 인간 삶의 본질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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