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펭귄클래식 85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법과 제도는 인간의 평등을 보장하는가
현대사회는 복잡한 사회구조만큼이나 다양한 인간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 다양한 인간관계의 중심에는 나와 타자의 관계설정이 있으며, 이는 불평등의 관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개선하고 나와 타자간의 관계를 동등한 관계로 회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모색이 직접적인 인간관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통섭’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결해가려는 움직임이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의 불평등 문제는 오늘날에 와서 대두된 문제가 아니다. 인류 역사와 더불어 문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대두되었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함께 진행되어 온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일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다. 이 루소의 논문은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라는 주제로 1753년 프랑스 디종 아카데미 학술논문 현상공모에 응모한 논문이라고 한다.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년 ~ 1778년)는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제네바의 시계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나 조실부모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며 하인, 견습공, 사환, 가정교사 등 온갖 밑바닥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에게 운명적인 여인 바랑 부인을 만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갈 수 있었으며 테레즈 르바쇠르와 사이에 다섯 자녀를 두었지만 모두 고아원으로 보내 부모로써의 책임을 방기하게 된다. 그의 저작으로는 ‘학예론’, ‘인간 불평등 기원론’, ‘신 엘로이즈’, ‘고백록’,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에밀’, ‘사회계약론’ 등이 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인간의 불평등한 관계를 인류사의 형성과정을 통해 근원을 밝혀가고 있다. 원시적인 자연 상태의 인간이 선악과 자기 보존의 불안 의식을 알게 되면서부터 문명의 상태에 들어서게 되고, 나와 ‘타자’를 의식하고 구분하며 함께하는 삶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자연법이 통용되는 상태에서는 동등한 권리가 보장되다가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종속적인 관계가 성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이러한 종속적인 인간관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인 제도와 법률을 만들었는데 다시 이러한 제도에 의해 불평등 관계가 정착되었다고 본다. 

‘불평등은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없으나 우리의 능력의 발달과 정신의 발전으로부터 그 에너지를 얻어 성장하며, 마침내는 소유권과 법의 제정에 의해 항구적이 되고 합법화 된다.’

우리는 흔히 루소의 사상의 중심에 ‘자연으로의 회귀’를 말하고 있다. 아마도 인간의 불평등 기원론에서 루소가 말하는 자연 상태에서 불평등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는 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로소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선한 존재로 파악한다. 이러한 인간이 타자 그리고 사회문화적 관계에 의해 타락하며 미개인의 신화적인 이미지를 찾아가자는 것이 아닌가 한다.

루소의 이 논문이 발표된 시기에 그리 환영받지 못한 이유는 논문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결부되지 못하는 급진적인 사상이며 절대왕정에 대한 비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루소의 이러한 사상은 이후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적 기반이며 오늘날까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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