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에 대한 그리움 - 잊혀져가는 거의 모든 것의 아름다운 풍경
김종태 지음 / 휘닉스드림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옛것을 통해 현대인의 삶의 근거를 확인 한다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어느덧 나이 들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볼까? 분주한 아침, 느긋해지는 오후, 또 하루를 무사히 보낸 안도감, 달라진 아침 공기, 떨어진 가로수 나뭇잎 등이 문득 마음에 들어올 때면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보내는 듯싶지만 일상 깊숙이 시간의 흐름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느끼는 것 보다 더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많다. 기억 속에만 머물고 있던 추억에 관련된 물건이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그렇다. 떠나온 고향을 찾아 어린 시절 옛일에 대한 기억이 살아나는 때에는 더욱 지난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살아나며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게 된다. 하루아침에도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렇게 변해가는 것에서는 당장에 느끼는 그리움이 덜하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추억이 쌓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우리 곁을 떠났거나 떠나고 있는 생활모습, 물건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놓은 책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아 지금도 어디선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더불어 함께하는 것도 있기에 사라져가는 아쉬움이 더 큰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는 책이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와 이웃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는 생활모습을 담고 있는 것들은 아득한 정경, 못 다한 그리움, 꿈이여, 다시 한 번, 그래, 이 맛이야, 아, 옛날이여라는 분류로 구분하고 있지만 이런 구분하고는 상관없이 저자가 찾아내고 그리움을 담아낸 것들에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 어머니의 깊은 마음이 담긴 것들이다.

쪽, 호롱불, 조롱박, 양은그릇, 맷돌, 화로, 골무, 절구, 부지깽이, 장승, 통행금지, 누룽지, 엿장수. 장독대, 골목길 등 지금은 잊혀진 이름뿐인 것, 추억이 떠올라 미소 짓게 만드는 물건들뿐 아니라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풍경과 소리들까지 담아두고 있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만 담은 것이 아니다. 잊혀진 그것들에 담긴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따스한 정과 그들이 살아온 삶의 지혜 그리고 지금 우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까지 담겨있다. 

저자가 되살리고 싶은 사라져가는 것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그 무엇도 거스를 수 없는 흥망성쇠의 자연법칙이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 옛것이 다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물건이나 생활풍속에 담겨진 조상의 지혜가 검증절차 없이 부문별하게 유입된 외래문물에 밀려나고 있으며 우리 것을 가볍게 여기는 사대주의 세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기성찰이 있다.

존재하는 그 무엇이든 과거를 기반으로 두지 않은 것은 없다.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과학기술도 그것을 누리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도 다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온 결과며 그것을 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옛것을 돌아보는 것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미래를 바르게 살아갈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리움’의 중심에는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울고 웃던 우리들의 감정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 있기에 느끼게 되는 자연스러움 감정이 아닌가 한다. 무엇이든 이렇게 감정이입이 되어 있는 것이 그리움의 대상이 되며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그리움은 커져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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