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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경영 콘서트 - 대한민국 CEO를 위한 클래식 아트경영
서희태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기업의 감성을 이끌어 내는 클래식 경영
매주 열리는 국악공연에 참여하며 옆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주 작은 무대지만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모습과 이에 호응하는 관객들의 호흡은 거의 환상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맛에 공연을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음악이나 문화예술의 긍정적인 모습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삶의 질에 대한 것으로 옮겨진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회, 공연, 전시회 등의 이름으로 펼쳐지는 문화예술과는 무관하게 살아온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어려움으로 다가서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성장과정에서 문화예술을 접촉하고 그것이 생활화 된 사람들이야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그것과는 딴판으로 살아온 사람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고 누릴 수 있는 텔레비전의 영향은 대단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한때 많은 사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던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그것이며 이는 낯설지만 늘 염원하는 클래식의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톡톡하게 해낸 드라마로 기억된다. 그 드라마의 예술감독 서희태의 독특한 시각으로 발간한 책이 주목을 끈다. ‘클래식 경영 콘서트’라는 이 책은 대한민국 CEO를 위한 클래식 아트경영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클래식과 경영의 접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의 (사)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음악 전공자라는 경험을 기업을 운영하는 환경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훨씬 전부터 클래식과 경영을 접목시킨 기업의 CEO들이 많이 등장한다. 내가 사는 지역의 기업인 금호아시아나의 금호문화제단은 지역 내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활동으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는 꽤 유명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뿐 아니라 신세계, 한화, 대우건설, 크라운 해태제과를 비롯하여 많은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업 CEO 개별적인 관심도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영향 받은 클래식에 대한 흥미가 개인을 넘어 기업으로 다시 사회로 환원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하이 컨셉트’형 작곡가 스메타나, 제3의 시각을 가진 음악가 드보르작,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파파’ 하이든, 지식을 창조하는 바흐, 완벽을 지향한 리더십의 베르디, 새로운 소프트 파워 리더십을 보여준 푸치니, 마음을 움직이는 창의력을 가진 작곡가 존 케이지의 창조적 리더십 등 유명한 고전음악가들의 모습 속에서 클래식과 경영의 공감대를 찾아내고 그들의 통한 경영에 도움을 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딸아이가 국악을 전공하면서 알게 된 학교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는 기업을 알게 되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라는 기업이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기업으로 그 나라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생각을 한다는 것은 단지 기업의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것 이상의 기업 마인드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럼 우리나라에 클래식 음악 아니 문화예술이 언제부터 기업의 경영과 결합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사회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가는 기업 경영의 변화로 보인다. 기업의 근본적인 이념이 이익추구에 있다고 하지만 그 이익의 원천을 보장해주는 것이 사람이고 그 사람들의 감성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모습이 확대된다면 ‘보여주기 위한 쇼’를 넘어 노사와 대중이 공감하는 기업문화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이렇게 변화된 사람과 사회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가는 기업CEO들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접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오케스트라의 구성, 공연관람 시 어느 곳에서 관람해야 더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 박수는 언제 처야 하는지 등 음악, 공연감상의 일반적인 상식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무대에서 연주를 지휘하는 지휘자로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인뿐 아니라 객석의 관객 또한 주인공이라는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