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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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를 만나기 위한 자기 준비
내면의 알 수 없는 힘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상의 일에 묻혀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문득 자신의 내면의 울림에 귀 기울이는 때가 있다. 그것을 의식하는 사람과 무심하게 넘어가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바로 그 지점이 자기 성찰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중요하게 대두되는 문제는 뭘까? 아마도 인간이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운명, 자유, 사랑 등 여러 가지 기본적 감정이 아닐까 한다. ‘마법의 이야기꾼’이라는 파울로 코엘료의 관심사 역시 바로 인간의 기본적 감정으로부터 출발하는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로부터 한발 나아가서 ‘스스로 얻게 되는 지점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 성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리라.

‘연금술사’에 이어 두 번째 접하는 파울로 코엘료의 이야기는 ‘브리다’이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브리다’라는 스무 살 청춘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리다가 근본적인 힘을 찾아가는 여정에는 ‘연금술사’와는 달리 남자와 여자 즉, 태양의 전승자 마법사와 달의 전승자 마녀라는 두 명의 마스터를 등장시키고 있다. 성(性)이 다른 사람들 사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관심사인 ‘사랑’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는 이야기이기에 마스터의 존재 또한 각기 다른 성(性)의 안내자가 필요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의 소망 가운데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 온전한 사랑을 이루는 것이리라.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그 사랑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기에 사랑을 가슴에 담고 있는 모두 사람들은 열정과 절망의 순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간다. 주인공 ‘브리다’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기를 열망하며 그 사랑이라 감정으로 대표되는 ‘보다 큰 힘’에 대한 탐구에 몰두하고 있다.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순간 그를 알아보고 놓치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이든 망설임과 함께 살아간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 선택한 삶이라도 온전히 빠져 몰두하는 경우 보다는 경계에서 서성이기에 사람들은 그래서 늘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브리다’에서는 바로 그런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브리다의 아버지 말 ‘앞으로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 안에 푹 빠져’보지도 못하면서 늘 불만투성이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찾아 나선 브리다를 혼란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언제나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힘을 믿지 못하는 점이 아닌가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은 자연을 구성하는 온갖 사물들의 언어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소통하는 통로인 자신의 모든 감각을 자연의 소리에 활짝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이 책에서 그 순간이 남자와 여자의 섹스를 예로 들고 있다. 상대를 내 몸에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곧 상대를 향한 내 모든 감각을 열어 그를 맞이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태양의 전승자인 마법사의 말을 통해 섹스가 아닌 분명 다른 방법도 있음을 제시한다.

파울로 코엘료는 다시 묻는다. ‘당신은 브리다처럼 마법을 통해 운명을 발견할 것인가, 아니면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며 발견할 것인가?’ 여기에 등장하는 마법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현실 세계와 거리를 두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이끌어 내려고 설정한 저자만의 소설적 장치가 아닌가도 싶다. 하지만 수행의 다양한 방법을 대표하는 ‘그 무엇’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한 가지 방법에 의해 자아를 발견하는 것도 아니고 또 각자 나름대로 독특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에 결국 스스로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리라.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는 깊은 내면의 울림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에 분명하게 마주치게 될 ‘사랑’을 통해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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