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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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술을 부려서라도 이루고 싶은 꿈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순응해 살아가기도 하지만 늘 변화를 꿈꾼다. 현실의 삶을 바꾸지 못하면 꿈으로라도 그렇게 되길 소망하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현대사회 뿐 아니라 절대적 신분사회에서 숙명과도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 역시 그런 꿈을 꾸었다. 그렇게 변화하고 싶은 자신의 환경으로 무엇이 있을까? 신분상승, 명예, 부의 축적 그리고 삶의 가치를 높이려는데 도움이 되는 그 무엇 등 이것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켜 나가는 현실은 그리 녹녹치 못하기에 대안으로 만들어 낸 것이 가상의 현실을 담아 꿈을 실현 시켜가는 문학이 있다. 이것이 문학이 가지는 근본 힘의 원천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꿈을 담은 옛 사람들의 문학작품으로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을 만났다. 홍길동전은 이미 익숙한 이미지를 형성할 정도로 친숙한 작품이지만 실은 그 정확한 내용을 알기 보다는 전해지는 개략적인 이야기뿐이고 더욱 전우치전은 겨우 이름만 들었을 뿐이라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는 측면이 많다.

영웅호걸을 주인공으로 한 두 소설은 봉건 신분제가 굳게 정착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 비판을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분제, 탐관오리, 영웅, 도술, 상상의 세계 등을 매개로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곤란을 겪기도 하면서 그들의 일대기를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두 소설은 사회적으로 엄격하게 정해진 규율을 넘어서려는 불온한 생각을 담고 있다. 물론 불온하다는 시각은 신분과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 두 소설은 비슷한 시대적 배경, 일대기 형식의 구성, 담아내는 내용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설적 장치가 있다. 홍길동은 천하무적 영웅호걸로 그려지면서도 도술을 부리는 환상적 이미지가 적고 더 사회적 성격이 강하다. 반면 전우치는 전지전능한 도술을 가진 것 같으면서도 그를 능가하는 대상이 함께 등장하여 흐름을 조절해 가며 개인적인 성공을 꿈꾸는 분위기가 많다. 

이들 작품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이본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각각의 저본들 상의 다른 점들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본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당시 사람들의 꿈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들의 가치가 더 높게 생각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이미 익숙하지만 그렇기에 더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고전 소설을 현대적 언어로 만난다는 것과 더불어 원문을 함께 있어 다른 언어로 된 같은 내용의 읽어가는 듯 한 재미가 있다. 원문에서 느껴지는 생소함이 오히려 재미로 다가오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우리 선조들의 삶과 꿈을 담은 고전이 독자들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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