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가지 이야기 - 일본 황실 도서관의 수석 연구관에게 직접 듣는
이이쿠라 하루타케 지음, 허인순.이한정.박성태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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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이웃나라, 일본을 들여다 보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지였던 세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은 한자와 불교를 공유하는 나라였다. 한국을 가운데 두고 국경을 마주했던 두 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시대의 힘의 변화에 따른 전쟁을 치루거나 화평을 유지하는 등 힘의 균형에 의해 서로에게 문화를 전파하게된 것이다. 그리하여 비슷한 문화유산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경로로 접하는 이들 두 나라의 문화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와 비슷함을 느끼면서 오랜 시간동안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며 세계에서 위치하는 이들 삼국의 위상은 다르게 되었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과 경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언제부터 감정적 차원으로 흐르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근현대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전쟁과 한일합방 등 한일관계를 규정짓는 결정적인 사건에 의해 오늘날 양국의 관계가 결정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렇더라도 급변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양국이 자존의 길을 가기위해서는 분명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보다 넓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문화의 유입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오랜 시간동안 이어온 전통문화를 많은 부분 잃어버리고 있는 것처럼 일본 역시 우리나라 보다 앞선 개방화의 길을 걸었기에 더 많은 부분에 걸쳐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가끔이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지켜가려는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또한 그들의 문화가 우리문화와 비슷함을 보며 신기해하거나 동아시아의 시각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전통문화는 우리 것과 비교하며 알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이 책 ‘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 120가지 이야기’는 일본 황실 도서관 수석 연구관인 이이쿠라 하루타케가 편저한 것으로 일본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책의 구성으로는 1장부터 3장까지의 음력을 기준으로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행해졌던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들의 생활모습이 유래한 근본을 알게 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토착적인 민속 신앙과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불교에 의해 형성된 것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동북아 삼국의 비슷한 문화유형이 무엇으로부터 연유하는지 알게 하는 것이다. 

결혼의 관습부분에 등장하는 맞선에서는 남자만이 퇴짜를 놓을 수 있었다는 독특한 점과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지진이 많은 나라답게 지진제를 지낸다는 점, 심지어 편지를 보낼 때 금지되는 말까지 있다는 것을 보며 닮아 있으면서도 한참 다른 모습을 알게 된다.

세시풍습과는 별도로 이 책은 결혼과 임신, 출산 그리고 죽음에 관련된 관습은 물론 애경사에 관련된 관습과 선물을 주고받을 때 지켜야 하는 것 심지어 편지를 보낼 때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따로 장을 구성하며 알려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일본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알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의 생활 모습을 알게 하는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배타적인 한일감정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민족 감정으로 남아 독도문제나 스포츠 게임 등에서 다양한 부분에서 부딪히는 모습이다. 소련과 중국과 벌이는 영토분쟁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자세를 비롯하여 경제적 우위를 앞세워 동북아에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 확대하려는 그들의 정책을 인정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렇더라도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일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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