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일본의 국제질서론
사카이 데쓰야 지음, 장인성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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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제관계를 기본을 보다
현대사회가 복잡한 시스템에 의해 유지되는 현실에서 관계의 최소 단위라 할 수 있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다양한 전재조건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개인들이 속한 조직이 다양하고 중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리라. 하물며 이런 개인의 생활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정책이나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기론 실로 많은 노력이 요구되며 어쩌면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일컬어 ‘국제질서’라고 한다면 그러한 국가질서가 유지되고 자국의 이해요구를 반영한 타국가간의 질서에 대응하는 여러 나라들의 모습은 다분히 자국의 이해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국제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던 전쟁의 당사자가 되는 국가의 경우 더욱 그럴 것이다. 일본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당사국으로 패전으로 인해 국제조약에 강제 조인한 경험으로 그로부터 현대일본의 국제질서의 기조가 정해진 국가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고 일부에서는 그 국제조약의 불평등성의 문제를 들어 새로운 모색을 하는 부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대일본의 국제질서론'은 그러한 근대일본의 국내와 국제간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일본 내 정치상황에 근거하여 일본의 대외관을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의의가 있다.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피해 당사국인 우리나라로써 분명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사회에서 미국의 정책에 무관한 나라는 없기에 다분히 미국의 정책에 대한 반응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조를 이루는 대외정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일본 내에서 이뤄지는 일본의 국제정치나 미국의 국제정치 등의 국제관계를 계보학적 접근을 통해 살피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미국 정치 중심의 국제 관계에서 벗어나 일본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전후 외교론의 형성, 고전 외교론자와 전간기 국제질서, ‘동아협동체론’에서 ‘근대화론’으로, 아나키즘적 상상력과 국제질서, ‘제국질서’와 ‘국제질서, 일본 외교사의 ‘낡음’과 ‘새로움’ 등으로 구분하여 일본의 국제질서의 흐름을 계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쟁의 당사자이기에 그 전쟁이 중심이 되어 전전과 전쟁 중 그리고 그 후 과정에 대해 살피는 흐름이다.

현실에서 보여주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조짐에 대한 이해는 바로 종전 시 체결한 미일 안보조약의 범위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섬나라 일본의 지정학적 특성상 대륙을 향한 관심은 근대일본을 넘어서 현대일본에 있어서도 얼마나 중요한 이해요구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제국질서라는 말에 의해 표현되는 일본 내 정치상황이 국제질서라는 대외관과 병립하며 실익을 추구하는 국제관계의 일면을 보게 된다.

시간의 흐름에도 역사 속 끝나지 않은 한일관계도 분명하게 단절과 계승이라는 통과의례가 필요할 것이다. 전후 처리문제를 대하는 현 일본정부의 방침이나 독도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의심이 있는 것에 대한 우리나라의 흔들림 없는 정책의 기조가 필요함이 절실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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