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이야기 1 - 최초의 경제학자 관중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관중 - 한 번에 천하를 바로잡다 
역사적으로 영웅이 필요한 시대는 혼란스러움이 극치를 이룬 시대였다. 그러한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난국을 타계하고 안정된 삶을 원했고 영웅들은 그 요구에 부응하면서 영웅은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난세라는 규정은 어떤 상황을 이르는 말일까?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러한 혼란스러움은 그런 난세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일까? 혹자는 먹고 살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세상이기에 난세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난세라는 규정도 시대가 변했기에 그 시대에 맞는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부의 불평등, 지역적 갈등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하여 살아갈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다면 이 또한 난세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인지 정부에도 정치권에도 지식인 그룹에서도 마땅한 방도가 없어 보이지만 세상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음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여, 많은 사람들은 그에 대한 방도를 역사적 경험에서 찾고자한다. 사람이 살았던 어떤 시대도 혼란스럽지 않은 시대가 없었을 것이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그 혼란스러움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시대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 시대는 인간 중심의 심오한 동양 사상의 진수가 싹트고 이를 현실에서 실현할 방법을 제시한 수많은 사상가 제자백가들이 나왔으며 권력의 중심에서 제국들을 평정한 영웅호걸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렇게 형성된 온갖 사상들이 역사적 검증을 통해 수 천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당당하게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춘추전국이야기’는 바로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 4대문명의 발상 황하를 중심으로 중국대륙에서 벌어졌던 생성하고 멸망한 나라들 속에서 그 권력의 중심에서 뜻한 바를 실현해갔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이 책 '춘추전국이야기 1 : 최초의 경제학자 관중'은 저자의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의 출발로 먼저 동시대 동서양의 인류역사를 기본으로 살핀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하여 페르시아나 로마의 당시 상황과 춘추전국시대의 동시 관찰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더불어 중국대륙에서 일어난 문명의 흐름을 이해하는 기본이 되기에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다년간 중국 대륙을 실제 탐험하며 사기, 시경, 춘추좌전, 국어, 전국책, 논어, 맹자, 묵자, 한비자 등 당시 상황을 기록한 역사서 비교분석하며 그 근거를 찾아 최대한 객관적 사실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얼마나 지난한 열정과 노고의 결과인지 짐작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시리즈 1권 ‘최초의 경제학자 관중’은 강하면서도 착한 현실주의자 제나라의 관중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관중은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군소 민족들을 통합한 주나라부터 중국대륙을 통일한 진나라까지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시대, 춘추전국시대의 시작인 주나라가 그 장악력을 상실하며 등장한 제나라의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우리에게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로 익히 알려진 사람이지만 그의 사상이나 정치력에 대한 이해는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관중의 출생으로부터 관중이 펼친 정치의 근저에 흐르는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제나라가 패권을 차지하는데 그가 한 역할은 무엇인지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다. 

저자는 관중의 행보를 그의 등장 배경으로부터 경제학자의 면모를 보인 기본 사상을 비롯하여 정치적 활동과 외교관계 등에 걸쳐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제왕 환공과 관중의 관계를 기본으로 최선이 아닌 차선의 전략을 통해 현실정치를 실현해가는 과정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이다. 특히,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민중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그 사상적 기조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힘의 균형을 이뤄가는 능숙한 외교전략 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닌가 싶다. 혼란스러운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 관중과 같은 정치인이 그리운 점이 어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거대 중국의 역사에 흐르는 사상적 기조의 출발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으로 살피는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 중심이면서도 그 근저에 흐르는 시대적 상황과 정치, 문화적 근거를 역사서를 기반으로 비교 분석한 점이 돋보이는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소 혼란스럽고 어려울 수도 있는 역사 그것도 중국의 역사를 저자의 독특한 글맛을 따라가는 재미까지 있어 이후 발간될 후속 작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중국과 우리 민족의 긴밀했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세계적 흐름에서 중국과의 관계설정에 도움을 받자고 한다. 그것이 중국의 역사 춘추전국시대를 살피는 근본 목적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를 희망으로 이끌어갈 지혜를 얻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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