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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두드림 콘서트
유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6월
평점 :
또 다른 인문학 접근 방법의 제시
현대인들은 대부분 풍요로운 삶을 위해 앞 만 보고 달려간다. 그 풍요로움을 채우는 대부분은 물질적인 부의 축적이 대부분인 경우가 허다하다. 하여 목표를 이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잠시 짬이 나는 시간이면 뭔가 빠진 것처럼 허전함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 와서야 삶이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게 되며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자시의 삶의 질적인 성숙과 누림의 여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점차 늘어가는 문화적 현상이 각박한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자연으로 향하고 바쁜 중에도 짬을 내 뭔가 하려고 시도한다. 그렇게 시도하는 것들이 바로 음악, 미술, 문화, 역사, 철학 등 흔희들 말하는 인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문학은 바로 이렇게 학문이라는 딱딱한 범주에서 벗어나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그것들과 한 울타리에 있는 것이다.
[인문학 두드림 콘서트]는 바로 이러한 인문학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누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의 만만치 않은 이력에 언제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었나 싶다. 하지만 곧 페이지를 넘길수록 인人, 악樂, 미美, 문文, 사思에 걸쳐 열다섯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담아내는 저자의 관심과 그 깊이를 느낄 수 있고, 그것은 결코 특정한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의 삶속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발견하게 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엇 하나 사람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바로 그 사람의 삶 속에 녹아있는 근본으로 접근하고 있다. 칼라스, 오나시스, 재클린의 숙명적 삼각관계를 이야기하는 로맨스나 타지마할의 궁전에서 찾는 사랑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삶과 예술에 담긴 슬픔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는 우리들이 찾고 있는 현실이 그 낙원일 수 있음도 알려준다.
저자는 인문학 두드림 콘서트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인문학의 숲에서 꿈을 찾다’에서 박애주의를 향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지식욕을 채워가는 학문이나 성공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갈고 닦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바로 일상을 살아가며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삶의 질을 높이려는 친인간적 접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지는 못함이 있는 듯하다. 아니 어쩜 책을 좋아하고 음악, 미술, 역사, 철학 등 다양한 저자의 관심사 중 일부를 있는 그대로 담아놓은 그릇에 머물고 있지 않나 싶다. 그렇더라도 ‘인문학’에 대한 이러한 접근도 있구나하는 시각을 갖게 하다는 점에선 의미 있는 출발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