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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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성장통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
요사이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 일진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폭력서클 일진회의 일진이 아니라 학교와 집에서 모두 포기한 학생을 부르는 별칭 같은 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부정적안 것만은 아닌 듯싶다. 주관이 뚜렷하고 스스로 부당한 경우를 당했을 때 물러서지 않고 자신을 변호하며 개중에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훗날 뭐를 하던 잘 할 것이라고도 하면서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가치관을 정립해가는 시기에 학교라는 틀과 입시에 메어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반을 잃고 획일화 되어가는 오늘날 청소년들이 그 규정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차 없는 벌칙에 의해 체벌 받는 현실의 안타까움이 있다. 너희가 무얼 얼마나 알아? 라는 편협 된 사고에 의해 바라보는 청소년이 아닌 현실을 인정해 주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공감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미국의 청소년들의 당면한 고민을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나 병폐 등 사회분위기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세 번이나 퇴학처분을 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다. 영어작문을 빼곤 다 낙제를 한 홀든이 또 한번 퇴학을 당해 뉴욕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겪은 일들을 순차적으로 그려가고 있다.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의 내면을 자기고백 형식을 빌러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은 수업, 올바르지 못한 선생님, 문제아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주인공 홀든은 자신의 가슴에 가득 담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에 막연하게 동화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그 상황을 벗어나려는 의지에 성공한다. 이 둘 사이의 불균형에 의해 혼란스러운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나이 때 누구나 빠질 수 있는 호기심(대부분 이성, 술, 담배에 대한)을 넘어서 호기를 부려보기도 하지만 이내 멈추고 만다.

주인공 홀든은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분명한 아이다. 싫어하는 것에 대해 극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어쩌지 못하는 자기한계를 안다. 홀든이 바라보는 사회의 비이성적인 모습들 중에는 당시 미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이 대부분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살아온 환경이나 오늘날의 모습과는 조금의 차이성이 있지만 주인공 홀든이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는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의 질책이 무섭고 당면한 현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먼 탈출을 시도하지만 사랑하는 동생의 강력한 저지에 의해 자신의 현재를 발견하고 현실에 적응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넓은 호밀밭을 뛰어노는 아이들이 굴러 떨어질 때 벼랑 끝에서 붙잡아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 하는 주인공 홀든,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겪게 되는 청소년의 심적 갈등의 해결을 저자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라는 결론 맺고 있다. 과연 그 길밖에 해답이 없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성장통 이라고 만 본다면 편협한 사고이리라.

칙칙한 술집, 뿌연 담배연기, 술 취한 사람들 이것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주인공이 처한 환경의 대부분이다. 그 속에서 점차 무너져가는 홀든의 심리적 상황이 잘 모사되어 있다. 구체적 상황은 다를지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과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학생의 신분으로 눈으로 보고 직접 겪으며 체험하는 현실의 문제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대안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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