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인물통찰 - 폄하와 찬사로 뒤바뀐 18인의 두 얼굴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사인식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은 절대적 진리가 존재할까? 동일한 사건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의 평가는 그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의 견해가 다 옳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에 우선 그럴 수 있다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것은 절대적 가치라기보다는 상대성을 두고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전재에 동의해야 비로소 합의점을 찾을 수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마련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지침이나 흐름에 의해 당연시되어 온 것들이 많다. 하물며 시간이 훨씬 지난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도 역시 그러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일면적인 평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미래를 열어갈 희망을 억압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가치관이나 정치적 의도에 의한 의도된 사건의 평가는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우리가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해 알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학교수업이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로는 일정한 스펙트럼을 통과하고 특정한 사람들의 이해요구에 맞게끔 해석된 이후의 일이 되는 경우라는 것이다. 무엇이나 다 같겠지만 전문적으로 역사를 전공하고 연구하는 역사학자의 노력보다는 곁가지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올바른 시각에서 벗어날 확률이 많아진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 인물 통찰 : 폄하와 찬사로 뒤바뀐 18인의 두 얼굴]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역사적 인물에 대해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보기를 시도한 책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떨어질 수 없는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18명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각을 통해 살펴보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 지배적이었던 시각을 벗어난 것도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시도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저자가 이런 전재로 살피고 있는 역사적 인물로는 고구려의 장수태왕으로부터 강감찬, 공민왕, 이성계, 정도전, 양녕대군, 신숙주, 연산군, 윤원형, 이황, 광해군, 김상헌, 송시열, 정조, 김대건, 흥선대원군, 명성황후, 김옥균까지 18명이며 왕으로부터 정치가, 군인, 학자, 종교인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인물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평가는 극과 극을 보인점도 있고 특정한 측면이 강조되었던 점도 분명히 있다.

장수태왕은 중국에 조공하지 않았을까? 강감찬은 ‘단지’ 고려 구국의 명장일까? 이성계는 고구려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장수태왕이 조공하고, 요나라의 침략을 물리친 강감찬에 대한 새로운 평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출신성분에 대한 의문, 오직 학문에만 전념한 대학자 이미지의 이황이 42년씩이나 관계 들락거렸다는 점, 효종과 송시열의 북벌론의 실체, 명성황후에 대한 상반된 시각, 김옥균이 ‘친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들이 아닌 이목이 집중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다.

저자는 바로 그렇게 논란이 되는 점을 부각시켜 비교 분석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접근이 보인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개인으로만 평가가 아닌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까지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이황의 경우 성리학의 거두로 탁월한 업적을 남긴 학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당시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치일선과 뗄 수 없는 시대였기에 그의 정치인으로써의 활동도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고찰은 그동안 주류를 이뤄오고 있는 역사시각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매우 조심스러운 책읽기가 되었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나가오는 점이 분명하게 있다. 일정한 스펙트럼을 통해 의도된 역사인식이 가져올 피해는 자못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 등 역사인식 있어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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