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익문사 2 - 대한제국 첩보기관
강동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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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제이(以夷制夷)
명성황후 시애사건에 연루되어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는 자결한 후 아버지 이회주의 친구라는 장동화에 의해 새로운 삶을 살아간 이인경이라는 제국익문사 요원의 행보를 따라가고 있다. 황제의 내탕금으로 통신사로 위장하고 국내외 정보를 수집하던 중 제물포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명성황후 시애사건 이후 사라진 비밀자금과 관련된 수표를 발견 이를 추적하기 위해 일본으로 간다. 일본에 망명중인 박영효, 시애사건의 일원이었던 우범선의 주위를 탐문하며 그들의 정변계획을 추적하는 과정이 심도 있게 그려지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최경후라는 사람에게 접근한 이인경은 그가 운영하는 제일유학생 교육기관인 신숙에 무술교관으로 활동하며 첩보임무를 계속해 간다. 최경후의 딸과 아사코와의 사이에 사랑이 움트고 이를 이용하여 목적을 이루려는 시도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그려지지는 않고 있다. 박영효와 최경후의 일파 사이에 급변하는 정세를 파악하던 중 최경후가 조선에 함께 입국하자는 제안에 어리둥절하지만 아직 사태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한 이인경은 정체가 밝혀져 자신을 속이려는 것을 배를 타지 못하면서 알게 된다. 제국익문사 한성 본사와 긴밀한 협조로 최경후 일파를 추적하는 이인경은 무기구입을 위해 상해로 간 그들을 추적하기 위해 그곳으로 간다. 목숨을 담보로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맞게 된다.

합중공화(合衆共和), 즉 대대로 이어오던 왕정을 폐하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공화정 수립 혁명을 시도하는 개화당과 역시 외세로써 외세를 막아 왕실을 보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명성황후와 수구당 사이 목숨을 건 투쟁의 내면을 그려가고 있다.

[제국익문사]는 이처럼 대한제국의 패망과정을 여러 가지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갑신정변 이후 국내 개화파들의 움직임의 사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수구파의 한계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적(國賊)이라는 명성황후 시애사건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게 그려가고 있다. 그것은 시애사건 당사자 우범선에 대한 저자의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이 소설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끼워 넣고 있다. 명성황후 시애사건의 당사자 중 한사람이며 세계적인 식물학자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 우범선의 자기고백이다.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고 자기위상을 확보한다는 명분아래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이 소설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개의 거울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우리 주변에 여전히 존재하며 그 힘을 과시하고 있는 일제치하의 잔존세력과 식민사관에 대해 우리 현대사는 올바른 극복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술국치 100년,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용서하며 이제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그 기분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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