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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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가 이렇게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으로 무엇이 있었을까? 기억 저편 아스라이 감춰진 장면처럼 희미하게 떠오르는 것이 변사에 의해 배우의 대사나 감정을 전달했던 무성영화나 그전 시골장터의 마당극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이러한 것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 오래된 형태의 방법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류가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를 전달하고 감정을 표현하던 것이 문자를 사용하면서부터 기록이라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기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이 속한 사회 속에서의 소통이 보다 효율적으로 가능해졌으리라. 그 흔적이 그림이나 문자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서양의 그리스 아테네 철학자 사상가들의 역작이나 동양의 오랜 된 ‘시경’ 같은 것이 바로 그러한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듯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집단속에서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사용되었던 동양의 마당극, 서양의 희곡이라는 것들의 가능하게 되는 데에는 이의 기초가 되는 대본(문자로 남겨져있었던 구전으로 이어졌던지)이 있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감정의 표현과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었던 연극의 대본을 작성하는데 기본이 되는 원론적인 방향을 제시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학이라고 하는 것이 시를 작성하는데 근간으로 삼아야 할 내용들이라고는 하지만 당시 시가 바로 연극무대에서 활용되었던 점이 강하였기에 곧 연극무대에 올려 질 대본의 작성이 중심이었을 것이라 유추해 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는 중심적으로 희곡 중에서 ‘비극’에 많은 할애를 하고 있다. 희곡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것을 보고 느끼게 될 사람들의 감정 상태를 많이 고려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시작에 대한 창작물이라기보다는 그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근거를 삼아 방향을 제시하는 문예 비평서라 할 수 있다. 내용의 구성, 이야기의 전개, 결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방향성을 당시 활동하던 사람들의 작품이나 이미 무대에 올려 진 극을 예로 들어 구체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문예출판사 발행 [시학]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비롯하여 호라티우스 [시학], 플라톤 [시론], 롱기누스의 [숭고에 관하여]가 함께 실려 있다. 이들에 관한 이해가 일천하고 또한 상황에 익숙하지 않기에 낯선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의 문학적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는데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특히 롱기누스의 [숭고에 관하여]는 이러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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