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더불어 행복을 찾아가는 길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책과 더불어 행복을 찾아가는 길
‘독서란 때로는 폼 잡으려고도 하는 것’이란 문장을 접하며 순간 ‘내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 때문에 책을 읽고 있는 것일까? 바쁜 나날, 피곤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근원에 무엇이 있을까?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지금까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위였다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듯싶다. 내가 아는 주변사람들 틈에서야 제법 많이 읽는 편에 속할지 모르지만 그 범위를 조금만 넓혀보면 그것이 아님이 금세 탄로 나고 만다. 그렇더라도 스스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범주에 낳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일단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책에 대한 책’이 대대적으로 출간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책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놓고자 하는 마음이 그 출발이겠지만 이런 부류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미 ‘책과 친한 사람들’이고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책은 이미 출발부터 뭔가 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독서의 즐거움] 이 책 또한 솔직히 그러한 범주에 속하는 그렇고 그런 책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어?’에서 ‘그렇지’라는 느낌으로 변하고 있는 다신을 발견한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는 바로 저자가 말미에 밝히듯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책의 즐거운 안내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저자의 목적에 의해 선정된 책을 안내하는 방식이 여차의 책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다. 선정한 책 내용을 알려주는 것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의 내용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그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마력을 발휘하고 있다.

책읽기의 중심 테마를 나는 누구인가? 로부터 출발하여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로 이어지며 작가는 누구인가? 로 마무리 지어진다. 각각의 테마에 저자가 선정한 책을 소개하면서 더불어 책 속의 책을 다양하게 이야기 한다. 앞뒤를 연결하여 책을 선정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으며 한 권의 책에서 독자와 저자 간의 소통의 매개 점, 공감의 요소를 확인 할 수 있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저자의 속내는 ‘지극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이렇게 솔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기에 소개된 30여 권의 책은 그 책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정이지만 그보다는 저자의 안내하는 대로 목적의식적인 책으로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서의 즐거움이라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의 의도는 이제 책읽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즐겁게 책 읽는 방법의 안내서라고는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책 읽는 방법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있는 방법이 많아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책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바로 자신의 책읽기를 점검하고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라는 답을 찾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버릇처럼 새로운 책을 손에 드는 순간 저자의 이력에 눈길이 먼저 간다. 이 책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도 마찬가지다. 다분히 도전적인 저자 소개 글에 어? 하는 심정으로 냉큼 마지막 에필로그로 호기심을 옮겨 본다. 혹시나 처음 대하는 저자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오랜만에 뜻하는 바에 솔직한 저자를 만나는 즐거운 기분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가치 있는 쾌락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족스러울 정도로 그 쾌락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는 말에 글을 쓰는 저자가 이 책에 담고자 하는 마음이 다 담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