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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출셋길, 장원급제 - 영광과 좌절이 교차한 공부 귀재들의 과거 시험과 출세 이야기
정구선 지음 / 팬덤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사람 사는 모습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가지다
6.2 지방자치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을 이끌어갈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교육의 중요성도 있지만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과중한 사교육에 대한 부담 때문도 한 몫 하리라 본다. 백년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번 선거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교육은 한 사람의 인성의 형성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보다는 사회적 성공과 부의 축적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기게 된 것이 현실이다. 교육이라는 말이 시험으로 대치된 지 오래고 그 시험의 결과에 의해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오늘에 와서야 생긴 일일까?
[조선의 출셋길, 장원급제]는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 듯싶다. 이 책은 유교와 성리학이 주요한 사상적 흐름을 형성했고 철저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시대에 그 신분의 변화를 꾀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절대덕인 기회이자 통로였던 과거제도를 살펴보는 것이다. 1부 출세의 지름길 과거와 장원급제는 조선이라는 사회에서 과거제도가 차지하는 역할, 과거를 치루는 과정, 주목할 만 한 급제자와 장원급제자들의 특이한 경우 등을 살피고 있다. 2부 장원들의 삶, 그 빛과 그림자는 장원으로 급제한 사람들의 이후 인생역정을 통해 장원급제라는 영광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주로 살피고 있다.
조선 시대의 과거 시험은 문과, 무과, 잡과가 있었으며, 문과는 대과와 소과로 구분하고 생원진사시 또는 사마시라고도 불렸던 소과는 대과를 위한 예비시험 성격이었고 대과를 문과라고 했다. 바로 문과에 급제하는 것은 양반 관료사회에서 출세하는 지름길이었다는 것이다.
과거를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분적 규정이나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한 집안에서 대대로 장원 급제자를 배출하거나 부자, 형제가 동시에 장원을 차지하기도 하고, 율곡 이이 같은 사람은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 혜택을 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과거급제였다. 이러한 과거는 권문세도가들이 자신의 집안이 누려온 권세와 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출세의 길이 과거를 통할 때 보장된다는 점이 결부된 제도였다.
과거에서의 급제나 장원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조선이 후기로 접어들면서 더욱더 많은 폐단을 낳게 되었다. 로 연결되어졌다. 조선 순조 때 성균관 사성 이형하의 지적으로 본 대표적인 폐단 사례로는 차술과 차작, 수종협책, 입문유린, 정권분답, 외장서입, 혁제공행, 이졸환면출입, 자축자의환롱 등이다. 컨닝, 대리시험, 답안지 대체 등 오늘날 입시부정은 어쩌면 얼굴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기발한 방법에 의한 폐단을 보여주고 있다.
장원급제하여 가문과 개인의 명예를 지키고 백성들에게 칭송받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출세가도를 달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조선 사회는 보여주고 있다. 과거를 통해 출세 길에 접어들었지만 파벌이나 가문 또는 개인적 비리 등에 연루되어 정치적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과거에 장원급제 했다고 인생에서도 장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어떠한 태도와 자세로 살아가는 가에 의해 좌우 된다는 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