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청춘 -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김애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나도 책을 사랑한다
세상과 만나는 통로를 책으로 접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책에 빠져들고는 한다. 책에 그만큼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인류역사의 정신적 가치를 담고 이를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중요한 매개체이다.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 자연과 자연 그리고 그 시대적 산물인 역사 등 이 모든 것이 담겨진 책이야 말로 독립되어진 또 하나의 세상이다. 책은 바로 그런 세상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에 담긴 세상을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세상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책 속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세상을 자신의 가슴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서도 열린 가슴으로 대할 수 있기에 누구보다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인생의 진정한 멘토’라며 책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쏟아 놓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 [책에 미친 청춘]의 저자 김애리가 바로 그다. 나를 알아주는 이 없어 홀로 마음이 공중에서 부서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이 과연 옳은 길인지 한없이 의심스러울 때, 삶이 방향감각을 상실한 곤충처럼 헤매고 있다고 느껴질 때...... 책과의 소중한 만남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렇게 만난 책이 경제, 경영, 문학, 철학, 역사, 종교, 전기 등 1000여권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저자 김애리가 토해놓고 있는 책에 대한 사랑은 유독 톡톡거리는 청춘의 살아있는 느낌이 전해온다. 청춘의 시기 가장 염두에 두고 저질러야 할 일이 책에 미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마음은 이 책에 담긴 이야기 곳곳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불숙 불쑥 나타나 잠시라도 헤이해지는 마음을 붙잡고 있다.

[책에 미친 청춘]은 제목에서도 말해주고 있듯 청춘의 시기를 온몸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저자가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성찰하게 된 실제 경험을 쏟아 놓고 있다. 5가지 PART로 구분하긴 했으나 경제, 경영, 문학, 철학, 역사, 종교, 전기 등 닥치는 대로 섭렵한 책 속에서 고른 주옥같은 명저들에서 얻은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책들이지만 저자의 시각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얻은 이야기 즉, 인간의 삶의 문제, 행복의 가치, 나는 누구인가 등 인간으로써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을 주제로 책이야기 하는 책들이 제법 많다. 다들 책에 미친 사람들이 책으로의 안내를 위해 만들어 놓은 책이지만 책마다 나름대로 특색을 보이는데 이 [책에 미친 청춘]은 지금 바로 청춘인 저자의 감정 상태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느낌은 책을 관망하는 시각이 아닌 책 속에 온전히 몸을 담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뜨거운 여름바다에 숭어들이 물위를 뛰어 오르듯 팔팔한 느낌이 전해진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청춘이다’라는 예를 드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삶의 경험이 다분히 많은 인생의 후반기에서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깊이가 느껴진다. 온전히 저자가 책 속에서 얻은 10여 년 동안 1000여권의 책을 섭렵하며 체득한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짐작은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미친 청춘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조선의 실학자 이덕무의 글 [책에 미친 바보]를 만나는 것이다. 스스로를 책만 보는 바보, 간서치라 불렀고 책을 지독히도 좋아했던 사람의 글맛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에서 얻는 공감이 누구에게나 같을 수는 없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지금 서 있는 위치가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책이 온전히 제 몫을 한다면 이는 지극히 정상적일 뿐이다. 하지만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기본정신을 하나다. 책을 통해 나를 둘러싼 세상과 만날 수 있길 바라는 그 마음 말이다.

아직은 젊은 청춘인 저자만큼 많은 분량의 책을 읽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것은 이 책을 잘못 읽었다는 말이다. 바로 이 순간 인생이 긴 여행이듯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그 긴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누구나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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