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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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정채봉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대학을 막 졸업하고 첫 직장인 아이들 책 만드는 출판사에서였다. 출판사 편집부 일을 하면서 동화책을 관심 가졌고 그때 [오세암]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읽는 순간부터 이 사람 [참 맑고 이쁘다]라는 느낌이 한 동안 지속 되었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맑고 깨끗한 언어로 따스한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정채봉 작가의 이야기들을 찾아보았다.
다시 정채봉의 그 맑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을 마주하고 설레임까지 느끼는 것은 이런 경험이 있는 나로선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나는 내 나이가 40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다. 40이면 불혹(不惑)이라고 하여 외풍에 흔들리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금 막상 나이 40이 넘어도 세상살이에 자꾸 흔들리는 자신을 보며 시간상의 흐름인 40이라는 숫자가 그렇게 중요한 시점은 아니란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불혹(不惑)이란 세상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살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그 전보다 더 강한 내, 외적 작용에 대해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는 것 이였다. 세간의 평이 불혹(不惑)을 어떻게 정의하던지 난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것은 내가 나를 아끼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나는 종종 물어 보게 된다. [오직 당신 자신만을 위해 투자하는 무엇이라도 있는가?] 이런 저런 조건과 환경에 메어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각박하고 어려운 현실에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 물음에서 난 얻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소중한 자신을 위해 무엇이든 하나쯤은 소망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오직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위안 삼을 수 있는 것이라면 다 좋다.
세상에 혼자 밖에 없는 [나]는 그만큼 소중한 존재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렇게 소중한 자신 본연의 자아를 실현시키기 위해 난 나를 지켜내야 한다.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나의 의지로 굳건하게 걸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잊었던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은 시간이 흐르며 잊고 있었던 내 본연의 자아를 찾아가는 그 길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사람이 가지는 본래의 따스하고 맑은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으로 작가는 사람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한다.

첫 마음부터 만남, 당신의 극장, 여름날의 일기, 훔치고 싶은 순간들, 맛을 안다, 사람을 볼 때, 너는 누구인가 그리고 한 인디언 추장의 메시지까지 어느 하나도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게 마음에 머물며 가슴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쉽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이것이 정채봉 작가가 가지는 삶의 힘이라 생각한다.

그의 눈으로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며 아름답다. 사람이 살아갈 맛이 나는 사람 사는 세상에 그런 눈과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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