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바이디 라오스 - 시간이 머무는 곳, 라오스에서 보낸 730일의 일기
이영란 지음 / 이매진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먼나라...라오스
미국의 패권주의를 다룬 영화의 한 장면에서 겨우 조금 보았던 것 같고 공산혁명의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각으로만 보았던 피의나라가 내가 아는 라오스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 라오스를 다녀온 여행기를 보았다.
[싸바이디 라오스] 우리말로하면 그냥 “안녕하세요 라오스” 정도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어떤 걸까? 라는 생각이 내내 떠나질 않았다. 내가 가진 것 아무것도 없는데 나눌 무엇인가를 찾다보니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면 지극히 따스한 인간의 마음이 담긴 이야기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 그곳에서 머문 730일의 기록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것이 보통의 여행기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책 [싸바이디 라오스]의 저자는 한국해외봉사단원으로 라오스에서 친구를 사귀고 2년간 살았다. 라오스에 가기 전엔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것 역시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엔 사람에 대한 따스함이 늘 베어나고 있다.

휴식 같은 삶이 있는 곳, 욕망이 멈추는 곳, 불교와 코끼리의 나라, 푸른 자연을 배경삼아 사는 욕심 없는 사람들, 외국의 원조를 받아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우리가 가난한 동남아 국가 라오스에 대해 갖고 있는‘이미지’다. 하지만 『싸바이디 라오스』의 저자는 얘기한다. 휴식 같은 삶이 있는 곳에서 사는 라오스 사람들은‘심심’하다고. 욕망이 멈추는 곳에 사는 사람들도 일을 하고, 꿈을 꾸고, 내 아이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그림 같은 자연과 가난하고 순수한 사람들에 대한‘이미지’가 라오스의‘전부’는 아니라고.

라오스 안에서도 가난한 곳이며,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교통과 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싸이냐부리에서 현지인들의 삶과 부딪치며 살아온 사람의 눈으로 피부로 감성으로 느낀 삶의 이야기다. 그러기에 가장 현실적이며 진짜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물론 그 중심에 사람이 사는 이야기다.

집주인 부부와 두 아이가 있는 집에 혼자 세 들어 살면서 라오스 전통 의상을 입고, 흰개미와 매미, 도마뱀 고기까지 식탁에 오르는 라오스 전통 음식을 먹고, 마을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신다. 라오스 사람처럼... 라오스의 음식과 옷, 달력과 돈, 중학교와 대학교 수업 참관기, 유명 관광지인 루앙파방 이야기, 조용한 동네가 떠들썩해지는 명절과 축제, 전국체전 에피소드 등 사람사는 이야기이면서 사회주의 국가라 남녀평등, 개인이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교육, 의료, 그리고 연금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인간이 느끼는 행복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는 거창한 행복을 말하지 않는다. 아주 일상적이고 소소한 일들에 행복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느끼는 소중한 마음이다. 한국해외봉사단원이라 라오스인들과는 어쩌면 어색한 지위에서 시작한 생활이였지만 사람을 아끼고 그 사람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마음이기에 느끼는 행복이리라.

먼나라...그래서 낫 설게만 느껴지는 라오스라는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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