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소포
가을날 오후의 아름다운 햇살 아래
노란 들국화 몇 송이
한지에 정성들여 싸서
비밀히 당신에게 보내드립니다
이것이 비밀인 이유는
그 향기며 꽃을 하늘이 피우셨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와서 눈을 띄우고
차가운 새벽 입술 위에 여린 이슬의
자취없이 마른 시간들이 쌓이어
산빛이 그의 가슴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당신에게 드리는 정작의 이유는
당신만이 이 향기를
간직하기 가장 알맞은 까닭입니다
한지같이 맑은 당신 영혼만이
꽃을 감싸고 눈물처럼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추워지고 세상의 꽃이 다 지면
당신 찾아가겠습니다
*이성선 시인의 시 '소포'다. 누군가에게 담백한 마음 담아 전하고 싶은 소포입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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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