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폐가 아픈 일도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한다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땅이 집을 잃어가고

집이 사람을 잃어가는 일처럼

아득하다

나는 이제

철봉에 매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박준 시인의 시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다. 연달이 읽어 본다. 주춤거리던 행간에서 온기가 전해진다. 슬픔의 단짝은 희망일까.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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