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홍매

늦은 사랑이 내게로 왔다
가장 늦은 사랑이 첫사랑이다
봄여름가을
꽃시절 다 놓치고
언 땅 위에서
나는 붉어졌다
누구는 나를 가리켜 봄이라 하지만
꽃물을 길어올린 건
겨울이다 인색한 몇 올의
빛을 붙들어 온몸을 태운
한 그리움의
失性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는가
지금 그리워해도 되는가
너는 묻지 않았으니
스스로 터져 봄날이 되는 사랑아
아직 얼어붙은 하늘에 뾰루퉁 입 내민
붉은 키스
가장 이른 사랑이 내게로 왔다

*이상국 시인의 시 "홍매"다. 제법 무르익어가는 봄, 눈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꽃이 피었다. 그것도 보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어 지금 그리워해도 되는가를 묻는 겻눈질로 보는 홍매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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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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