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벚꽃이 만개한 섬진강 기슭에서 날아온 꽃소식이다. 몇해 전 팥꽃나무 묘목을 들고가 뜰 가장자리에 함께 심었다. 그 나무가 잘 자리잡고 커가며 꽃을 피웠다고 사진과 함께 꽃소식을 전해왔다.

첫만남에서부터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이를 만나는 특별함 감정이 있었다. 그 특별함을 간직하고자 마음 담은 나무를 선물한 것이다. 이런 내 마음을 짐작했으리라. 정성스럽게 돌봐 온 결과가 무럭무럭 자라서 보라색 마음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간혹 이렇게 사람에게 나무를 건네는 경우가 있다. 그가 사는 뜰에서 나무가 자라고 커가는 것과 같이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 가꿔가는 마음밭이 깊고 넓게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나무를 가꾸듯 사람의 관계도 정성을 들여야 향기나는 만남이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겨울 내 시끄러웠던 속내를 달래준 달빛쑥차와 달빛강정을 만드는 분이다. 소의 왕눈을 닮은 순박함에서 묻어나는 삶의 향기가 특별한 분이다. 이야기를 파는 점빵 달빛농가의 주인이기도 하다.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의 공상균 작가다.

"두세 해 더 키워서 수형도 멋지게 만들게요 ㅎㅎ"

이 봄이 끝나기 전에 차 한잔 놓고 미소지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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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06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팥꽃나무
너무 예뻐요

무진無盡 2022-04-07 19:29   좋아요 1 | URL
신비로운 보라색으로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