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빈 집

주인 없는 그 집을 도둑처럼 서성거리다 버려진 화투장 같은 것들 뒤집어보았네

팔공산 달밤에 님 만나 술 한 잔, 이라

늦바람처럼 봄날 깊어 세상의 모든 야반도주가 흔적 없겠네

이런 날엔 바람난 그 아지매도 봄바람에 라일락 라일락, 치맛자락 날리기도 했을 거니

세상의 모든 버려진 집이 꽃잎 같겠네

봄 깊어 꽃 떨어지고 홀아비 살다 죽은 그 집, 세상의 헐한 정처가 정처 없이 말라가겠네

*민왕기 시인의 시 "빈 집"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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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2-23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 중 ‘빈집‘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더니 또 다른 시인의 ‘빈집‘이라는 시를 만났네요. 이 글에 기형도의 시 <빈집>이 일부 소개되어 있어 또다른 ‘빈집‘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