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빈 집
주인 없는 그 집을 도둑처럼 서성거리다 버려진 화투장 같은 것들 뒤집어보았네
팔공산 달밤에 님 만나 술 한 잔, 이라
늦바람처럼 봄날 깊어 세상의 모든 야반도주가 흔적 없겠네
이런 날엔 바람난 그 아지매도 봄바람에 라일락 라일락, 치맛자락 날리기도 했을 거니
세상의 모든 버려진 집이 꽃잎 같겠네
봄 깊어 꽃 떨어지고 홀아비 살다 죽은 그 집, 세상의 헐한 정처가 정처 없이 말라가겠네
*민왕기 시인의 시 "빈 집"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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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