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이 나무가 뭐라고 그 먼길을 달려갔다. 소설 속 나무를 오래전 내장산 산림박물관 뜰에서 처음 본 이후 한두그루 보긴 했지만 숲을 이룬 곳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것도 눈 쌓인 겨울 자작나무 숲을.
눈은 없지만 눈처럼 하얀 나무의 숲에 들었다. 멀리서 바라본 모습과 가까이 본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음이 좋다.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손으로 눈으로 만져 보는 맛을 누린다.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자작나무라고 했다는데 그 소리 사이에 담긴 연인들의 속내가 비치는듯도 싶어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다. 눈이 없다는 아쉬움 보다 숲에 들었다는 즐거움이 크다.
다시, 숲에 드는 날이면 연초록 잎이 하늘거리는 사이를 걷는 꿈을 꾼다.